"중장년의 애환과 情, 트로트에 녹여낼게요"

내달 31일 데뷔 30년 기념 디너쇼 여는 김용임 씨
‘트로트 여왕’ 장윤정이 출산과 육아로 가요계를 떠난 자리를 꿰찼던 정통 트로트 가수 김용임(48·사진)이 오는 12월3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데뷔 30주년 기념 송년디너쇼를 연다. 답답한 가슴을 뚫어주는 시원한 목소리를 앞세워 팬들과 공감대를 넓혀온 그가 KBS ‘가요무대’ 등 방송 프로그램과 지방 축제 무대에 주로 서오다가 3년 만에 디너쇼를 하게 된 것.

“30년간 저를 지지해준 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고마워요 사랑님’을 디너쇼 주제로 정했어요. ‘부초 같은 인생’ 등 저의 대표곡과 국악, 팝송 등 30곡 가까이 부를 거예요. 디너쇼는 무대가 작지만 화려해요. 콘서트보다 더 무게감 있는 노래를 불러드릴 거예요. 비주얼 시대인 만큼 곡마다 관련 영상을 띄워 ‘보여주는 공연’도 마련할 겁니다.”1984년 KBS 신인가요제를 통해 데뷔한 김용임은 1990년대 초까지 메들리 가요 등으로 인기를 누리던 중 개인 사정으로 활동을 접었다가 2000년 ‘의사선생님’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2003년 ‘사랑의 밧줄’이 히트한 뒤 활발하게 콘서트와 방송 활동을 펼치면서 지난 8월에는 8집 앨범 ‘사랑님’을 발매했다. 대표곡으로는 ‘내장산’ ‘빙빙빙’ ‘내 사랑 그대여’ ‘열두 줄’ 등이 꼽힌다. 아름다운 용모 덕분에 ‘40대 아이돌’이란 별명이 붙을 만큼 열광적인 중년 팬이 많다.

“지난 9월 대구 공연에서 관객 반응이 정말 열광적이었어요. 어떤 팬은 사인해달라고 바닥에 드러눕더군요. 다른 분은 삶은 고구마를 주고요. 트로트는 정(情)이 넘치는 음악입니다. 역시 우리 민족은 음주가무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사실도 새삼 깨달았어요.”

꺾고 돌리는 김용임의 창법은 편안하고 맛깔스럽다. 기교보다 감정을 실어 부를 줄 알며 노랫말도 인상적이다. 그는 지방 축제무대에 자주 서지만, 매년 전국에서 다섯 차례 정도 단독 콘서트도 연다.“단독 콘서트는 부담되고 힘들지만 자부심을 갖게 합니다. 단독 콘서트는 팬들이 원해야 할 수 있거든요. 노래 레퍼토리도 많아야 하고요. 제 곡은 100개 이상 됩니다. 또한 관객을 신 나게 해주는 메들리 곡도 많습니다.”

7000원짜리 그의 메들리곡 앨범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1000만장 이상 팔렸고, 콘서트 실황 DVD도 국내 가수 중 가장 많은 5만장 이상 팔렸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등장하면서 트로트가 밀려났지만 여전히 중장년층 고정 팬이 많습니다. 트로트는 젊은이들 피에도 흐르고 있고요. 지자체 행사에서 제가 노래를 하면 중고생들도 따라 불러요. 트로트는 삶의 애환이 담긴 우리 음악이거든요.”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