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레이더] '엔저 공습' 경보에 방향성 탐색 예상

6일 국내 증시는 부진한 흐름 속에서 방향성 탐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엔저 현상이 심화되면서 국내 주요 수출주를 넘어서 국내 전체 증시가 연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등락을 거듭하다 약보합세로 장을 마감했다. 오후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BOJ) 총재가 "2%의 물가상승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뭐든지 하겠다"고 발언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이날 엔·달러 환율은 2007년 12월 이후 최고치인 114엔대까지 치솟았다. 원·엔 환율은 연저점을 또 경신했고, 원·달러 환율은 1080원선을 돌파하며 9개월래 최고치를 다시 썼다.

간밤 미국 증시는 반등에 성공했다. 전날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압승하면서 정치적 리스크가 해소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전날과 비슷한 장을 연출할 것으로 내다봤다.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BOJ가 추가 양적완화을 결정한 이후 글로벌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되고 있다"며 "당분간 환율이 국내 증시의 등락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엔·달러 환율, 원·엔 환율, 원·달러 환율 등 이종 통화환율 추이를 감안할 때 국내 경제 및 증시는 환율 삼중고에 직면해 있다"며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진정돼야 증시도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럽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증시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날 유럽연합(EU)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경제성장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유로존의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을 기존 1.2%에서 0.8%로 내렸고, 내년 예상 성장률도 1.7%에서 1.1%로 조정했다.이현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이어 EU도 유럽 경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며 "유럽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는 이미 어느 정도 시장에 노출된 이슈이지만 이번에는 당분간 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유럽 중앙은행(ECB)에서 활동하는 유로존 각국 중앙은행 관료들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와의 관계 악화와 6일(현지시간) 열릴 ECB 통화정책회의에서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약화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종목별로는 실적 안정성이 높은 기업과 개별 모멘텀을 보유한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배당 관련주에도 관심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