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을 6차산업으로…체험목장·관광 결합한 '안성팜랜드'가 대표 모델

Cover story - 농협 축산경제

보고 즐기는 축산업 육성
참신한 6차 산업 아이디어를 접목해 새로운 성장을 모색 중인 축산농가가 갈수록 늘고 있다.6차 산업이란 생산(1차산업)에만 머물지 않고 식품가공(2차산업)과 서비스업(3차산업)을 융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미래형 산업을 말한다. 우유만 생산하던 목장에서 치즈 등 유제품을 가공하고, 낙농체험 관광상품을 만들어 새로운 소득을 창출한다. 가축과 설비를 갖춘 축산업에선 6차 산업에서 다양한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농협 축산경제가 ‘기르는 축산업’을 ‘보고 즐기는 축산업’으로 축산업 육성 전략을 확장한 이유다.

‘6차산업 모델’ 안성팜랜드농협중앙회가 운영하는 안성팜랜드는 축산업이 6차 산업으로 나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안성팜랜드는 경기 안성시에 128만7000㎡ 규모로 조성된 국내 최대 축산테마파크다. ‘즐거운 체험목장’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재작년 4월 개장한 이후 총 90만여명이 다녀갔다. 대부분 어린 자녀를 둔 가족이나 유아·초등학생의 단체 방문객이었다. 재미만 추구하는 놀이공원과 달리 안성팜랜드는 탁 트인 초원에서 다양한 체험학습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안성팜랜드의 광활한 초원에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정한 한국의 가축 36종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목장체험, 가축체험 등 축산업의 체험활동은 물론이고 승마나 물놀이 전통놀이도 즐길 수 있다. 계절별로 다른 다양한 행사도 연다. 수도권 인근에서 보기 힘든 광활한 호밀밭을 배경으로 봄에는 호밀밭 초원축제, 여름에는 여름물놀이축제, 가을에는 가을목동축체, 겨울에는 겨울놀이축제를 진행한다.안성팜랜드는 45년간의 한국 축산업 발전과 궤를 같이한 역사적인 곳이다. 1969년 한독낙농시범목장으로 시작해 1970년대 농업인 낙농교육, 1980년대 축종별 시범목장, 1990년대 한우시범사육장, 2000년대 유기축산시범사육장으로 쓰였다. 이런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역사관도 있다.

농협 축산경제 관계자는 “2018년까지 110억원을 추가 투자해 다양한 체험시설과 놀이시설을 확충, 축산 분야 6차 산업의 성공 비즈니스모델로 정착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말 산업 육성·태양광도 접목농협은 6차 산업의 일환으로 올 들어 말(馬) 산업 육성에 나섰다. 지난 9월에는 ‘농협 말산업 발전계획’을 발표했다. 협동조합 중심의 승마산업 기반 구축에 나서기 위해 말 산업 특구인 제주도에 말산업 종합지원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승마용 말 생산과 조련·승마·레저 기능을 집중시켜 말사업의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지역 축협은 농어촌 승마센터를 만들어 운영하고 조합원의 말 생산을 지원한다.

‘비육마사업단’를 출범시켜 말고기 생산 유통기반도 본격 조성하기로 했다. 비육마를 기르는 조합원을 현재 30명에서 2016년까지 100명으로 늘리고 말을 방목하는 조합의 생축장을 두 곳에 확보하기로 했다. 말고기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말고기의 새 이름과 브랜드도 개발하기로 했다. 농협 축산경제 관계자는 “말은 생산·소비·관광과 연계한 6차 산업으로 효용성이 높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농협은 축산업에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연계해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축산농가의 축사 지붕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방안이다.태양광 발전사업은 유지보수 비용이 크게 들지 않고 장기적으로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농협은 축산농가 1만가구의 축사지붕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적용 가능한 자체 사업장을 시범적으로 선정해 추진 중이다. 농가당 100㎾h를 발전하면 사료비를 20%가량 절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농협 관계자는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아 설치한 태양광 발전은 자가 사용만 가능하도록 제한돼 있어 전기를 판매해 얻는 소득은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축산업 경쟁력을 높이려면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