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내년 '아메리카 벨트' 본격 가동

캐나다 1월부터 영업…브라질도 준비 끝내
독일시장까지 공략 '6개국 네트워크' 구축
현대캐피탈(사장 정태영·사진)이 내년 초 캐나다에서 영업을 시작한다. 내년 상반기엔 브라질에 진출, 캐나다·미국·브라질로 이어지는 ‘아메리카 벨트’를 형성할 계획이다. 독일에서도 영업을 준비 중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캐피탈은 영국 중국 등 세계 여섯 곳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게 된다.

○리스상품으로 캐나다 공략9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내년 1월 캐나다에 할부금융사 ‘현대캐피탈 캐나다(HCCA)’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영업에 나선다.

HCCA의 신임 대표에는 로스 윌리엄스 전 현대캐피탈 아메리카 마케팅 실장이 내정됐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4월부터 사업 타당성 평가를 해 왔다.

캐나다의 연간 자동차 판매량은 174만대 수준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20만9549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12.1%를 기록했다. 현대캐피탈은 핵심 사업부문인 자동차 금융의 장점을 살려 현대·기아차의 판매 신장을 측면 지원하게 된다.현재 △리스크 관리 시스템 구축 △직원 채용 △리스·할부 상품 개발 등 내년 1월 출범을 앞두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리스 상품을 주력으로 내세울 방침이다. 현지 자동차 판매회사 대부분이 은행과 제휴해 할부 상품을 판매하고 있어서다. 현지 법규상 은행은 리스 상품을 취급할 수 없어 틈새시장이라고 판단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현대·기아자동차와 연계해 현지 캐피털사보다 월 납입금을 낮춘 리스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리스는 차량 교체 주기가 짧을수록 유리해 현대차 신차 판매량 증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중국 법인도 상반기 흑자 전환

현대캐피탈은 브라질과 독일에서도 영업을 구상 중이다. 현대캐피탈 고위 관계자는 “브라질과 독일 진출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며 “이렇게 되면 캐나다·미국·브라질로 이어지는 아메리카 벨트가 완성되는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독일과 브라질에는 각각 2009년과 지난해 6월 현지법인을 설립해 현지 시장조사를 진행해 왔다. 특히 브라질에서 현대차 매출은 2012년 4140억원에서 지난해 2조3840억원으로 475% 증가하는 등 시장 조건이 나쁘지 않다.현대캐피탈은 미국 영국 중국에서 할부금융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세 나라에서만 411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가장 많은 수익을 낸 현대캐피탈 아메리카의 총대출자산은 22조8000억원(올 6월 말 기준)에 달했다.

중국 법인도 올 들어 흑자 전환에 성공해 상반기에 5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실적은 2012년 22조3519억원에서 지난해 28조4740억원으로 6조원 이상 늘어나 현대캐피탈 실적에도 도움이 됐다.

현대캐피탈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 더 많은 나라에 현지법인을 세울 것”이라며 “진출하는 모든 국가에서 기존의 체계를 탈피하는 혁신적인 금융회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지훈/강현우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