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동찬 회장 빈소 조문 이어져 "어려운 이들에게 식사 대접, 정말 기뻐하셨는데…"

“무작정 찾아가 길음동에 복지관을 지어달라고 했더니 흔쾌히 허락하셨습니다. 20여년간 복지관에서 제공한 식사만 100만끼가 넘습니다. 어려운 이들에게 식사 대접하는 걸 정말 기뻐하셨죠.”

11일 고(故)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 빈소에서 만난 길음복지관장 제원 스님(오른쪽)은 이 명예회장을 이렇게 회고했다. 1992년 3월 개관한 길음복지관은 당시 달동네였던 서울 길음동에 처음 생긴 사회복지시설이다. 제원 스님은 “어려운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다고 했더니 이 명예회장은 끝까지 책임질 테니 복지관을 직접 맡아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이날 빈소에는 고인과 따뜻한 인연을 맺은 이들의 조문이 줄을 이었다. 길음복지관 소속 봉사단체로 2006년 우정선행상을 받은 사랑봉사회 회원 10여명도 빈소를 지켰다. 우정선행상은 이 명예회장이 부친인 이원만 창업주의 호를 따 만든 오운문화재단에서 선행·미담 사례를 널리 알리고자 만든 상이다.

오운문화재단의 장학금을 받고 대학을 다녔던 이들도 조문 대열에 합류했다. 손한균 대우증권 부산센텀시티 PB센터장은 휴가를 내고 장례식장을 찾았다. 손 센터장은 “명예회장님께서 ‘다른 데 신경쓰지 말고 공부만 열심히 하라’며 어깨를 두드려 주셨던 기억이 아직도 선하다”며 “살아계실 때 한 번 더 뵙고 싶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