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大 학생들 절반이 인턴십…직업 미리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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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대학총장들에게 창의 인재 교육을 묻다“창의적인 인재를 기르기 위해서는 대학 입시에서 획일적 시험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들을 뽑아야 하고 국민들 사이에 이런 입학 방식이 충분히 공정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야 합니다.”
직업경력도 학력 인정 등 다양한 방식으로 뽑아야
산업현장 매우 빨리 변화…대학·산업 협력 강화해야
대학은 졸업 후 50년 이상 '평생교육'도 뒷받침해야
지난 5일 ‘글로벌 인재포럼 2014’ 행사에 참여한 김준영 성균관대 총장, 로버트 브라운 미국 보스턴대 총장, 에릭 케일러 미네소타대 총장, 세이케 아쓰시 일본 게이오대 총장, 티머시 오시어 영국 에든버러대 총장이 별도의 대담을 하고 창의적 인재 육성과 산학협력 등 현안에 대해 조언했다.◆획일화된 입시 지양해야
외국 대학 총장들은 우선 아시아 국가 대학들의 획일화된 입시제도가 유능한 학생을 놓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브라운 총장은 “아시아 국가들은 단 한 번의 국가 시험을 치르는 등 쉽게 이해될 수 있는 입시제도를 실시하되 시험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경향이 있다”며 “창의성이나 도전정신 등 다양한 재능이 평가받기 어려운 시험제도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에릭 케일러 총장도 “단일화된 국가시험에 의한 입시제도는 유능한 인재의 유출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며 “예컨대 싱가포르 같은 나라에서는 재능이 있지만 자국 내 유수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아예 외국 대학으로 가버리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창의력 있는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입시제도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티머시 오시어 총장은 “단일화된 시험은 영국에서 100년 전에나 있던 방식”이라며 “우리 학교의 경우 직업경력을 학력 대신 인정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을 모집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세이케 아쓰시 총장은 “다양한 입시제도를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우선 경쟁력 있는 시험이 치러져야 한다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반론을 폈다.◆인턴십 통해 산학협력 활성화
총장들은 대학과 산업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도 뜻을 같이했다. 김준영 총장은 “산업현장은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대학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학과 산업계 간 더 긴밀한 협력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 대학 총장들은 활발한 인턴십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브라운 총장은 “보스턴대에서는 학생의 절반 이상이 한 학기 동안 인턴십을 하고 있다”며 “비즈니스적 소통이나 현장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미리 체험할 수 있도록 해 직업인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소양을 쌓게 하는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시어 총장은 “에든버러대는 인근 지역 기업 연구소에서 주도하는 프로젝트 등에 학생을 계속 참여시키면서 직접 교류하도록 한다”며 “학생의 실무경험은 물론 지역 기업과의 협력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반면 대학이 ‘직업학교’처럼 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케일러 총장은 “대학은 직업을 위한 훈련을 시켜주는 곳이 아니다”며 “대학교육은 산업계의 요구를 충족시킬 필요는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대학 졸업 후 50년 이상 받을 평생교육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