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변하는 4D 프린팅·클라우드 보안 서비스 유망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선정
2014년 10대 미래 유망기술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지난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미래 유망기술 세미나를 열고 ‘10대 미래 유망기술’을 선정,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재문 미래창조과학부 실장(앞줄 오른쪽부터)과 한선화 KISTI 원장, 이상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박홍식 KISTI 초대원장 등이 참석했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원장 한선화)은 지난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미래 10년(Next 10 Years)’이란 주제로 2014 미래 유망기술 세미나를 열고 10대 미래 유망기술을 선정, 발표했다.

KISTI가 뽑은 미래기술은 △4차원(4D) 프린팅 △클라우드 환경 보안 △광유전학 △리튬-황 전지 △생체모방로봇 △자가면역질환 치료 △지능형 교통시스템 V2X △학습 분석 △무인수송 △메타물질 응용이다.유재영 KISTI 기술정보분석센터장은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기술 후보군 중 향후 10년간 큰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되는 신기술을 엄선했다”며 “중소기업과 과학기술인들이 최신 기술 트렌드를 공유해 성장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4D 프린팅

3차원(3D) 프린팅을 통해 복합물질을 형성하고 자가 변환이란 새로운 기능을 삽입해 사람의 개입 없이 가열과 진동, 중력, 공기역학 등 다양한 에너지 원천의 자극을 받아 자가 조립하는 원리다. 한마디로 스스로 조립되고 변화되는 스마트 소재를 기반으로 한 제품생산 기술이다. 전통적으로 제조업의 필수과정인 조립과정을 생략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4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하면 우주와 같은 극한적 환경에서 자가 조립은 물론이고 환경에 따라 변환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클라우드 환경 보안 기술

해킹이나 바이러스로 사용자 개인정보가 누출·훼손되거나 서비스 접속 지연·중단 등의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보안 기술이다. 국내 보안기술 수준은 초기단계여서 글로벌 보안기업의 국내 시장 잠식과 핵심기술에 대한 외국 의존도가 심화될 우려가 있어 기술 개발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글로벌 정보기술(IT)산업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2008년 12%에 머물던 클라우드를 통한 업무량이 올해는 60%까지 상승하고, 클라우드 기반 보안 서비스 시장이 2016년 42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광유전학 기술빛으로 신경세포를 선택적으로 자극하거나 억제시켜 정신적 육체적 이상 현상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인간의 수명 연장으로 뇌·신경 질환이 늘고 있고 그로 인해 사회·경제적 손실이 커지고 있어 서둘러 개발해야 할 당면 과제다. 제3의 뇌지도와 신경망 지도 제작, 신경과학 연구, 알츠하이머, 파킨슨 질환 같은 퇴행성 뇌질환이나 우울증, 불면증, 강박증, 간질,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불안장애, 기억상실, 거식증, 폭식증 같은 정신질환의 원인 규명과 치료법 개발, 인공망막 개발, 인슐린 등 단백질의 생산, 암세포 및 암 신호전달 연구, 유전자치료제 개발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미국 MIT는 유전자조작 실험쥐에 광유전학 기술을 적용, 강박장애 증상을 만들어내고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리튬-황 전지

황 나노물질을 이용해 용량이 크고 안전성이 확보된 전지를 개발하는 기술이다. 싼 값에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어 중대형 전지의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 전기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기존의 리튬 이온 전지를 대체해 휴대용 전자 등 에너지 저장 분야에 폭넓게 응용할 수 있다. 리튬-황 전지는 리튬이온전지를 비롯한 많은 2차전지 중 가장 높은 가능성을 보이는 기술이다. 미국 스탠퍼드 선형 가속기 센터(SLAC) 연구진은 리튬 코발트 옥사이드를 대체할 수 있는 리튬-황 배터리를 만드는 데 성공했고, 미국 표준 기술 연구소도 값싸고 고성능의 리튬-황 배터리를 개발했다.생체모방로봇

인간을 비롯한 동물이나 곤충, 물고기 등의 기본구조와 원리, 메커니즘을 모방해 생활에 필요한 도구나 신기술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생물의 조직과 근육처럼 부드러우면서도 충분한 강도를 갖는 물질 개발과 이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 등을 결합한 ‘소프트 로봇’ 분야에 대한 연구가 최근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생체모방기술은 나노 기술의 발달과 함께 각종 제품 개발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3D 프린팅 등 소재가공 산업, 웨어러블 전자기기 산업 등과 결합하면 큰 파급력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난현장이나 극한 지역 임무수행, 재활 및 보조의학, 약물전달, 정찰, 웨어러블 로봇 등의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기술

인체의 면역체계(면역세포)가 이상을 일으켜 자신의 세포나 조직을 적으로 인식해 공격하는 자가항체를 만들고, 그로 인해 염증이 일어나는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개발될 경우 류머티스성 관절염과 전신홍반성 루푸스, 강직성 척추염, 다발성 경화증, 건선, 천식, 궤양성 대장염, 아프타구내염, 난치성 갑상샘질환, 1형 당뇨병, 원형탈모 등 100여가지 질병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지능형 교통시스템 V2X기술

운전 중 도로 인프라 및 다른 차량과 통신하면서 교통상황 등의 정보를 교환하거나 공유하는 기술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스마트카 관련 사업은 대부분 특정 자동차나 플랫폼 업체가 단일차량을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어 도로의 실제 상황정보를 100% 반영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V2X 통신 기반의 무선 차량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안전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 기술을 상용화할 경우 자동차와 IT 산업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고, 사회적 비용도 최소화해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학습 분석 기술

학습자로부터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효과적인 학습 모델을 구축하는 기술이다. 데이터 시각화 등 다양한 분석 기술을 통해 학습자의 행동을 예측하고 맞춤형 커리큘럼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킥보드(Kickboard)’ 등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교육계의 차세대 스타트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은 학습자의 성적뿐만 아니라 행동, 성격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 풍부한 프로파일을 제공함으로써 맞춤형 교육을 가능케 한다.

무인수송 기술

자동차, 비행기, 배 등에 사람이 타지 않고 원격조종으로 운행하는 기술이다. 농수산업과 물류 배송 등 실생활에 널리 적용할 수 있다. 무인항공기는 운용비용이 저렴하고 데이터를 신속하게 취득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재해지역의 분석과 지도제작 등 국토모니터링 분야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한국해양연구원은 2018년까지 ‘스마트 선박용 토털 솔루션’을 개발할 예정이다. 미국의 스타트업 기업 매터넷(Matternet)은 도로가 부족한 신흥국 오지에 의약품, 구호 물품을 전달하는 드론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이 활성화될 경우 2025년까지 10년간 10만개의 일자리가 생기고 820억달러의 경제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메타물질 응용

빛이 물체를 타고 휘돌아나가 물체가 보이지 않게 하는 음의 굴절률을 가진 소재를 활용하는 기술이다. 메타물질은 자연적인 물질들이 할 수 없는 방식으로 빛과 음파를 상호 작용하도록 설계, 투명망토와 고성능 렌즈, 효율적인 소형 안테나, 초민감 감지기 같은 새로운 응용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메타물질은 빛뿐만 아니라 전자파, 음파 등 일반적인 파동의 전파를 재단할 수 있어 스텔스 기능도 가능하다. 연세대에서 음향 메타물질을 세계 최초로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기계연구원은 음향 메타 물질을 이용한 층간소음 저감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10대 유망기술을 포함한 ‘최종 유망기술 후보군’에 대한 개요와 특징, 국내외 연구동향 등을 분석한 자료는 KISTI 미리안 홈페이지(mirian.kisti.r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