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를 '%'로 잘못 출제…수능 영어 25번 정답 논란

생명과학Ⅱ 8번도 이의 쇄도
'출제오류 사태 재연' 우려
지난 13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출제 오류가 있다는 이의 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작년 세계지리 문제 출제 오류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수능 이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홈페이지에 개설한 정답 이의 신청 게시판에는 16일 오후 현재 국어, 수학, 영어 등 7개 영역에 걸쳐 800여개의 정답 이의 신청이 올라와 있다. 이 중 과학탐구에 대한 이의 신청이 많은데, 특히 생명과학Ⅱ 과목의 8번 문제에 오류가 있다는 글이 가장 많다.해당 문제는 대장균이 젖당을 포도당으로 분해할 수 있는 효소의 생성 과정을 묻는 것으로 보기에서 옳은 항목을 고르는 유형이다. 평가원은 보기 ‘ㄱ, ㄴ’이 옳다고 한 4번을 정답으로 제시했지만 일부 수험생은 ‘ㄴ’만 옳다고 한 2번이 정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 전문가들은 상반된 견해를 내놓고 있다. 한 수도권 대학의 생물학과 교수는 “이론과 실험 결과가 다를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다소 불완전하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강서구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제시된 문제의 전제조건이 착오를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 있을 뿐 출제 오류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영어 25번 문제도 논란에 휩싸였다. 평가원은 4번을 정답이라고 제시했지만 일부 수험생은 선택지 5번도 %와 %포인트를 구분해 쓰지 않아 틀린 항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해당 문제의 도표에서 미국 청소년의 휴대전화 번호 공개비율이 2006년 2%에서 2012년 20%로 늘었는데 5번 선택지는 ‘18% 증가했다’고 돼 있다. 이에 이의 신청자들은 ‘18%포인트 증가했다’고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어B형 11번 문제에 대한 이의 제기도 많았다. 받침의 표준발음법에 대한 설명이 잘못된 것을 찾는 문제로 평가원의 정답은 5번이다. 하지만 이의를 제기한 일부 수험생은 5번도 표준발음법에 맞아 정답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평가원은 이의 신청이 많은 문제에 대한 검증을 시행할 계획이다. 평가원 관계자는 “17일까지 게시판을 통해 이의 신청을 접수한 뒤 심의위원회를 거쳐 오는 24일 오후 5시 홈페이지를 통해 최종 수능 정답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점수는 24일 발표된 정답으로 매겨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