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라면 집단소송 중단 가능성 높다"

농심 등 국내 라면업계
"국내담합과 수출은 별개
대법원 승소땐 소송근거 없어"

농심은 미국 LA지역 한인마트 등이 농심과 오뚜기 등 국내 라면회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지만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농심은 16일 미국 집단소송과 관련해 “현재 미국 법원이 집단소송을 승인한 것이 아니며 향후 중단될 여지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농심은 우선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법원이 내린 결정이 집단소송 승인이 아니라 원고의 자료제출을 승인한 것이 정확하다고 전했다. 미국 법원의 결정에 따라 앞으로 원고 측은 ‘한국 내 라면회사들의 가격 담합으로 피해를 봤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농심은 한국과 미국의 시장이 다르고 가격결정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원고 측이 증거자료를 제출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일본 등 글로벌 회사들과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기업을 참고해 가격을 결정한다”며 “국내 담합 등이 미국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만큼 원고 측이 증거 자료를 내기 힘들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4개 국내 라면회사에 가격담합 판정을 내리고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담합 결정은 국내 시장에 국한된 것이고 수출품은 담합의 대상이 아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농심은 또 내년 중으로 예정된 대법원의 최종 선고에서 국내 라면업체들이 승소하면, 담합 혐의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에 미국 내 집단소송이 자연스럽게 중단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 14일 농심 주가가 3.1% 하락한 것에 대해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설령 미국에서 집단소송이 본안재판으로 이어진다고 하더라도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고, 소송의 대상기간(2001년부터 2010년까지) 중 미국 수출 규모가 1억5000만달러 수준에 그친다고 덧붙였다. 원고 측이 배상을 요구하고 있는 8억달러는 터무니없다는 것이 농심의 진단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