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자도시 원저우에 '韓流 의료단지'

디올에이치앤비, 원저우시와 합작…2018년 완공
사업비 1조여원…경희의료원·디올메디컬 등 참여
실버타운·쇼핑몰도 건립 '중국내 최대 헬스타운'
중국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시에 한국 병원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의료복합단지가 설립된다.

의료서비스 수출업체인 (주)디올에이치앤비는 원저우 경제기술개발구 지방정부 대표단과 18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원저우 내 진하이위안(金海園)구에 20만㎡ 규모의 초대형 의료복합단지를 건립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이곳에는 경희의료원이 위탁받아 운영하는 국제병원(3000병상), 디올메디컬그룹의 미용성형센터와 실버타운·복합쇼핑몰, 건강검진센터 등이 들어선다. 총 사업비용은 1조2000억원이고 70%를 디올에이치앤비를 비롯한 국내 자본이 투자한다.

◆중국 최대 헬스타운으로 조성

문정일 디올에이치앤비 대표는 “이번 계약은 그동안 이뤄졌던 국내 의료기관들의 단편적인 중국 진출 수준을 뛰어넘는 것”이라며 “한국과 중국의 경제 활성화는 물론 의료종사자들의 대규모 고용 창출을 이끄는 고부가가치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원저우 의료단지는 내년 3월 착공해 2018년 10월께 완공될 예정이다. 2016년 산후조리원·피부미용센터를 비롯해 노인전문병원·실버타운이 차례로 문을 연다. 장기 거주 외국인을 유치하기 위한 실버타운은 중국식·미국식·유럽식·일본식 등으로 꾸며진다. 2018년까지 3000병상 규모의 국제병원과 아시아 최대 규모의 건강검진센터 등이 들어선다. 주변에는 호수와 공공녹지 등이 대규모로 조성된다.

원저우 지방정부는 명망 있는 국내외 의료진을 유치하기 위해 근로소득세를 15% 선까지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고액 연봉자의 경우 일반적인 세율은 30~40% 정도다. 해외 기관이 투자해서 이익이 나면 투자한 지분만큼 (이익을) 자국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원저우 지방정부는 연간 120억위원(약 2조원)의 매출이 발생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투자개방형 병원 유치원저우 의료단지는 중국 내 최대 규모의 헬스타운이다. 중국은 2000년대 초반 민간투자자들이 병원 설립에 참여하는 투자개방형 병원을 허용했지만, 지금까지는 중소 병원이나 클리닉 수준에 머물러왔다.

하지만 경제발전과 인구 고령화로 의료와 웰빙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자 중국 내 화교상인의 본거지라고 할 수 있는 원저우시가 발빠르게 대규모 헬스타운 건립에 뛰어들었다.

원저우는 중국 내에서도 돈이 많기로 유명한 도시다. 현재 20만개에 달하는 가족기업 형태의 거티후(個體戶·개인사업자)가 있다. 민영기업만 13만개에 이른다. 지역주민들의 예금은 약 1600억위안으로 중국 전체 예금의 10%다. 그래서 원저우 사람들을 ‘중국의 유대인’이라고 부른다. 중국 다른 지역과 달리 돈을 은행에 보관하기보다 재투자하길 선호해 ‘제조업에서 번 돈을 부동산에서 불린다’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는 곳이다.국내 의료계에선 “엄청난 규모의 프로젝트여서 당장 수익을 내기가 어려울 것이다” “원저우시 지방정부의 추진력과 화교를 대표하는 원저우 상인들의 자본력이 있으니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 의료시스템이 취약한 중국이니까 이런 사업이 가능하다”는 등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 투자개방형 병원

기업이나 민간 투자 자본으로 세워진 병원을 말한다. 투자 지분에 따라 병원 운영수익금을 투자자가 가져갈 수 있다. 한국에서는 병원은 의사나 정부·지방자치단체·학교법인·사회복지재단·의료법인 등 비(非)영리 기관만 세울 수 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