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 상장 질적 심사 표준화…제2의 삼성SDS 유치하겠다"

김원대 한국거래소 본부장
한국거래소가 내년부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질적 심사 요건을 표준화하기로 했다. 상장 준비 기업들의 예측가능성을 높여 심사기간이 단축되는 ‘준패스트트랙’ 효과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김원대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사진)은 18일 “내년부터 유가증권시장 상장심사의 질적 요건을 표준화해 보다 빠르게 더 많은 우량회사가 상장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질적심사는 기업계속성과 경영투명성 등의 항목을 평가하는 절차다. 매출 이익 등 양적 심사와 달리 기준이 명시적이지 않아 뒤늦게 문제를 발견한 기업의 경우 상장시기가 지연되는 부작용이 있었다.유가시장본부는 중점적으로 보는 질적 요건을 항목화해 공개할 방침이다. 김 본부장은 “예비상장 기업들의 의견을 청취한 결과 복잡하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 상장 절차와 과도한 공시 부담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며 “질적 심사를 객관화하고 투명하게 만들어 예비상장 기업들이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하면 심사의 효율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통상 45거래일 정도 걸리던 심사기간도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우량기업은 아니더라도 질적 요건이 잘 갖춰진 기업은 준패스트트랙 효과를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부터 자기자본 4000억원, 매출 7000억원 규모 우량기업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소요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45일→20일)한 ‘패스트트랙’ 제도를 운영 중이다.

한편 거래소는 ‘삼성SDS 효과’로 내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 수가 올해 기업 수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사모펀드(PEF) 투자기업과 우량 외국기업의 상장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회사의 공모 규모(예정기업 포함)는 9개사, 3조원으로 2010년(8조7000억원) 이후 최대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