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도 정크본드 시장 '냉각'

유럽 이어…글로벌 '유동성 잔치' 끝나가나
자산거품 경고에도 호황을 누려온 미국 정크본드(투자부적격 등급 채권)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는 데다 내년 미국 기준금리 인상도 예측돼 투자자들이 정크본드 시장에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침체 우려로 이미 냉각된 유럽 정크본드 시장 분위기가 미국에도 옮겨붙는 모습이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신용등급 CCC 이하 미 기업 회사채 수익률은 BBB 이상 투자등급 회사채 수익률보다 5.6%포인트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6월에는 이 격차(리스크 프리미엄)가 7년 만에 최저 수준인 3.9%포인트까지 낮아졌다. 채권 투자의 위험성이 커져 투자자 기피현상이 심화되면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아진다.유례없는 초저금리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양적 완화에 힘입어 고수익 위험자산인 정크본드는 지난 3분기까지만 해도 투자자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미국이 지난달 양적 완화 종료 선언을 하고 글로벌 경기 둔화를 우려할 만한 각종 경제지표가 발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4분기 들어 정크본드 발행액은 총 105억달러로 지난 2년 같은 기간 평균 발행액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회사채 시장의 바닥에 있는 정크본드 시장에서 거품이 붕괴하면 투자등급 채권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전반적으로 기업의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