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계열 OK·웰컴저축銀 성장 '눈에 띄네'
입력
수정
지면A14
대부업체 우량고객 흡수해 여·수신액 두 배 가량 급증대부업체에 기반을 둔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여신과 수신은 물론 총자산도 급속히 늘고 있다. 두 회사 덕분에 저축은행 전체 수신은 저축은행 사태 이후 처음으로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난 3분기에는 5년 만에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전환했다. 하지만 두 회사는 연 25% 이상으로 대출을 취급, 대부업체와 같은 영업방식을 지속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저축은행 성장 ‘일등공신’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월 예신저축은행을 인수해 영업을 시작한 웰컴저축은행의 9월 말 여신액은 4327억5600만원으로 지난 4월 말(1529억3800만원)보다 183%(2798억1800만원) 늘었다. 지난 4월 말 2610억6200만원이던 수신액도 9월 말 5440억4800만원으로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총자산은 3125억5700만원에서 6361억6900만원으로 2배 이상으로 뛰었다. 웰컴저축은행의 총자산 증가액(3236억1200만원)은 같은 기간 저축은행 업계 총자산 증가액(2040억원)보다 1000억원 이상 많다.
저축銀 전체 실적호조 견인
年 30%대 고리대출 심각…"여전히 대부업체" 비판도
지난 7월부터 영업을 시작한 OK저축은행도 마찬가지다. 9월 말까지 3개월간 수신액은 1544억1800만원 증가했다. 여신액도 1883억3800억원 늘었다. 총자산도 1462억1400만원 증가해 6337억5600만원으로 불어났다.
두 회사의 덩치가 급속히 커지고 있는 것은 공격적인 영업에 기존 대부업체의 우수고객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OK저축은행은 영업 개시와 함께 연 3.2%짜리 특판예금을 판매하며 돈을 끌어모았다. 두 곳 모두 금리를 낮춰주는 방법으로 기존 대부업체 우수고객을 저축은행에 끌어오고 있다.○“무늬만 저축은행” 비판도 나와
두 회사가 선전하면서 저축은행 업계 전체 실적이 호전되는 착시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저축은행 전체의 수신액은 지난 7월 말 30조5541억원에서 8월 말 30조787억원, 9월 말 30조9698억원 등으로 2개월 연속 늘어났다. 하지만 이 기간 두 은행의 수신 증가액을 제외하면 저축은행 수신액은 감소세를 면치 못한다.
그럼에도 두 회사의 선전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저축은행에 대한 인식이 호전되고 있는 게 첫 번째다. 지속적인 합병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는 두 회사 덕분에 저축은행의 대형화도 앞당겨지고 있다. 다른 곳에 한눈팔지 않고 소액대출에 집중하는 관행이 정착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하지만 대출금리가 너무 높다는 게 문제다. 최근 3개월간 OK저축은행이 새로 취급한 가계신용대출 중 연 25~30%의 고금리가 적용된 대출은 전체의 99.4%였다. 웰컴저축은행도 99.1%나 됐다. 같은 기간 KB저축은행은 전체의 95.6%에 연 10~20%를 적용했다. 어림잡아도 두 회사의 대출금리가 KB저축은행보다 10%포인트가량 높다. “무늬만 저축은행이지 여전히 대부업체”라는 비판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