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삶의 동반자'…세월 가도 추억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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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석 기자의 car&talk현대자동차가 1986년 출시한 소형차 ‘엑셀’. 포니의 성공으로 탄력받은 현대차가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개발한 차다. 뛰어난(Excel)이라는 뜻을 가진 차명과 달리 엑셀은 성공하지 못했다. 초기에 팔려나간 차들이 잦은 고장을 일으키며 소비자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기 때문이다. 결국 엑셀은 1994년 단종됐고, 바통을 이어받은 엑센트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비록 엑셀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기자에게 이 차는 각별하다. 가족의 첫 차였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 어머니 손을 잡고 집 대문 앞에 서 있던 비둘기색 엑셀을 처음 마주한 기억은 아직도 눈앞에 선하다.



자신이 직접 소유했던 차가 아닐지라도 멋진 경험을 함께한 차들은 잊혀지지 않는다. 기자는 지난 몇 년간 자동차와 관련된 국내외 행사를 통해 다양한 차량이 갖고 있던 잠재력을 한껏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페르디난트 피에히 폭스바겐그룹 이사회 의장과 디터 체체 다임러그룹 회장을 비롯해 볼프강 포르쉐 포르쉐AG 의장,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그룹 회장,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부회장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최고경영자(CEO)들은 한목소리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임을 강조했다.
생명 없는 기계에 불과하지만 차를 운전하는 사람과 끊임없이 소통한다. 카라이프(car life)는 우리의 생활문화 깊숙이 자리 잡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현대자동차 모터스튜디오와 BMW드라이빙센터 등 자동차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시설이 늘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자동차는 떠나도 추억은 남는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