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ING생명 인수' 지휘한 박종구

세계적 법률매체 ALB 선정 '한국 올해의 거래'

"한국 투자처로 매력 잃어 외국인 투자자 떠나는 중"
“한국이 투자 장소로 매력을 잃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계적 전문 법률매체인 아시안리걸비즈니스(ALB)가 최근 ‘올해의 M&A 딜’ 로 MBK파트너스의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꼽았지만 정작 법률자문 당사자인 박종구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사진·사법연수원 17기)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ING생명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보안업체인 타이코그룹이 ADT캡스를 매각하는 등 외국 투자자들이 지분을 팔고 한국을 떠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그는 “외국인들이 투자수익을 노리는 재무적 투자는 활발하지만 한국 기업을 직접 인수해서 경영하려는 전략적 투자는 줄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박 변호사는 외국인 투자유치 확대를 위해 가장 절실한 대목으로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꼽았다. “예를 들어 한국과의 조세조약 등으로 투자에 대해 세금이 면제될 줄 알았다가 갑자기 세법 개정이나 법원 판결로 세금징수가 결정되면 투자자는 이런 불확실성을 장래 투자 결정에서 추가 리스크로 받아들인다”는 지적이다. 박 변호사는 금융과 산업 분리, 골목상권, 중소기업 고유업종, 지주회사의 증손회사 지분 보유, 통상임금, 도급근로자 등의 인수합병(M&A)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제도도 점진적이고 예측 가능하게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했다.

M&A 시장 상황과 관련, 금융위기에 따른 기업 구조조정 관련이나 정부 주도의 매물은 상당히 정리됐으며 작년 말이나 금년 초에 비해 급매물로 새롭게 등장하는 회사는 별로 없어 “지금은 기업에 다소 여유가 생긴 것 같다”는 것이 그의 판세 분석. 중견기업 중에 오너가 자발적으로 내놓는 매물은 꾸준하지만 전체 판세를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박 변호사는 “한국에 공장 짓고 기술을 이전하는 과거식 투자는 한계가 있다”며 “중국 기업들도 제조업보다는 리조트, 게임, 금융 등에 관심이 많은데, 그런 투자를 부정적 시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우리 경제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다각적으로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