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특허만료 의약품 3500억원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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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에스티·한미약품 등 복제약 출시 채비‘특허가 풀리는 3500억원 규모의 의약품 시장을 잡아라.’
국내 제약업계의 시선이 내년 특허가 끝나는 초대형 오리지널 의약품에 쏠리고 있다. 그 규모만 35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2012년 특허만료 의약품 시장은 1500억원이었다.내년에 특허가 만료되는 의약품 ‘빅5’는 B형간염 치료제 ‘바라크루드’와 ‘쎄레브렉스’(관절염 치료제) ‘스티렌’(위염 치료제) ‘알림타’(폐암 치료제) ‘시알리스’(발기부전 치료제) 등이다. 이 가운데 국내에서 팔리는 바라크루드에 국내 제약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바라크루드는 지난해 1626억원을 비롯해 지난 3년 연속 처방액 1위를 기록한 초대형 의약품이다. 동아에스티 한미약품 종근당 등 상위사들은 일찌감치 제네릭 출시를 준비해 왔다. 업계에서는 최소 70~80개의 제네릭이 쏟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여기에 상위사들은 제조사인 BMS를 상대로 특허무효소송까지 제기해놓은 상태다. 내년 9월 특허만료 시기를 조금이라도 앞당기기 위해서다.
내년 6월과 7월에 특허가 나란히 끝나는 쎄레브렉스와 스티렌도 각각 641억원, 633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한 대형 품목이다. 알림타 역시 지난해 판매액이 405억원으로 대형 품목으로 분류된다. 제네릭을 준비하는 국내 업체 입장에서 모처럼 큰 장이 서는 셈이다.발기부전치료제 시알리스를 둘러싼 다국적사와 국내사 간 공방전도 관전 포인트다. 2012년 5월 특허가 풀린 화이자의 ‘비아그라’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던 비아그라는 제네릭 출시 직후 한미약품에 연간 처방액과 수량에서 모두 밀렸다. 상당수 업체가 시알리스 제네릭을 준비하고 있어 비아그라의 전철을 반복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