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없애주는 체외충격파, 아직은 '연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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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골격계 질환에서 관절염까지 사용김모씨(50)는 우측 팔꿈치와 손목의 통증으로 인해 스테로이드 주사를 이용한 치료를 받고 있다. 김씨는 스테로이드 치료 후 통증은 감소했으나, 손목과 팔꿈치의 색이 변하고 움푹 들어가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그는 치료방법을 체외충격파로 바꾼 2달 뒤 색은 정상으로 돌아오고 통증도 호전됐다.
부작용 많은 스테로이드 대체 치료법 각광
한모씨(35)는 몇 달 전부터 걷거나 서있을 때 갑자기 무릎 속이 찌릿하면서 심한 통증이 점점 심해져서 병원을 찾았으나 엑스레이나 초음파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는 체외충격파를 1주 간격으로 5회 시행한 후 통증이 없어졌고, 4개월 후 통증이 다시 생기는 느낌이 들어 체외충격파를 2회 시행하였더니 더 이상 통증은 발생하지 않았다.이는 11월 22-23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제 59차 대한통증학회 학술대회 및 연수교육에서 김윤주 문동언마취통증의학과의원 부원장이 발표한 사례 중 일부다. 이처럼 통증치료에 있어 부작용이 적지 않은 스테로이드 대신 체외충격파를 이용한 치료법이 주목받고 있다.
◆체외충격파, 적은 부작용·뛰어난 효과로 ‘주목’
체외충격파는 작은 공간에서 갑자기 에너지를 방출함으로써 공기 또는 물속에서 발생되는 높은 압력의 고에너지를 말한다.982년 Chaussy가 최초로 요로결석의 치료에 사용한 뒤, 사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2000년 족저근막염, 2003년 외측상과염 치료용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었다. 최근에는 강직, 상처치유, 발기부전, 심근경색의 치료에까지 사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문동언 원장은 “체외충격파는 근골격계 질환에서 내·외측상과염, 족저근막염 외 근막통증증후군, 어깨의 석회화·비석회화성 건염, 슬개건염, 아킬레스건염, 관절염 등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많은 논문들에 의해 그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외충격파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부작용이 적으며 조직이 재생된다는 점, 치료 후 고정이나 안정의 필요가 없이 바로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가장 많이 비교되는 것은 스테로이드를 이용한 치료다. 스테로이드 주사와 체외충격파의 효과를 비교하였을 때 효과가 비슷하다는 연구, 스테로이드가 더 효과가 좋다는 연구, 스테로이드보다 체외충격파의 효과가 더 좋다는 연구가 모두 발표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스테로이드 특유의 부작용(면역력 저하, 알레르기, 회복능력 저하 등)이 없어 갈수록 체외충격파를 이용한 통증치료를 활용하는 병·의원들이 증가하는 추세다.◆도입단계인 체외충격파, 경험 많은 전문의와 상담해야
김 부원장에 따르면 체외충격파는 세포막의 투과성을 변화시키고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조절하며, 산화질소(NO)와 여러 성장인자(VEGF, eNOS, BMP-2, PCNA 등)의 발현을 촉진하여 신생혈관 형성을 유도한다.
예를 들어 TGFb1(성장인자를 자극해서 조직을 재생하고 분화 시키는 요소)과 IGF-1(인슐린유사성장인자)의 증가를 통해 인대의 손상 회복을 유도할 수 있으며, integrin(세포의 이동을 통제하는 물질)과 laminin(혈관 섬유화 지표), fibronectin(복합단백질의 일종)의 결합을 촉진시켜 손상 받은 신경세포의 재생을 촉진시키는 치료에 사용되기도 한다. 또 산화질소에 직접적으로 작용해 통증의 전달을 억제하기도 한다.이처럼 다양한 용도에 사용되고 있으나, 아직은 따라서 아직은 의사의 경험과 판단이 매우 중요하므로 경험이 많은 전문의를 통해 시술받는 것이 좋다. 부작용은 적지만, 사용 기준이 애매한 상황이어서 의사들이 진료 현장에서 쌓은 경험이 치료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문 원장은 “체외충격파에 대한 연구는 현재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어 시행 횟수, 간격, 강도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없는 상태다. 예를 들어 여러 연구논문들에서 3회 이상 시행하고 있으나, 1회 치료로 호전되었다는 보고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치료 시 약간의 통증이 있지만, 국소마취제를 투여할 경우 신경염증전달물질의 분비에 간섭이 일어나 효과가 떨어지므로 마취 여부는 의사와의 신중한 상담 뒤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