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 '2조 빅딜'] 화학 계열사 중 삼성정밀은 왜 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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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계열사와 시너지 커삼성그룹이 화학사업을 접으면서 삼성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 등 두 곳의 화학 계열사를 매각 대상에서 제외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 측은 26일 삼성정밀화학과 삼성BP는 화학회사라기보다는 삼성전자 등 전자 계열사에 소재를 공급하고 있어 매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과거 비료를 만들던 삼성정밀화학은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반도체 현상액, 레이저프린트 토너 등이 주력 제품이다. 시멘트 물성 향상제는 건설업을 하는 삼성물산에, 2차전지 핵심소재인 배터리 양극활물질은 삼성SDI에 공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정밀화학의 주요 주주는 삼성전자(8.4%) 삼성SDI(14.7%) 삼성전기(0.3%) 등 전자계열사다.
삼성BP화학도 LCD(액정표시장치)와 태양광 소재인 초산비닐, 사무기기 잉크 원료인 초산이 주요 생산물이다. 삼성과 영국 BP케미컬스가 1989년 49 대 51 비율로 합작한 회사다. 매각 대상인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4개 계열사는 매각 작업이 끝나는 내년 6월까지는 현 경영체제를 유지하게 된다.
김철교 삼성테크윈 사장은 이날 사내방송을 통해 “실망하지 말고 열심히 하자”는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전달했다.하지만 갑작스런 결정에 직원들의 동요는 적지 않다. 양 그룹은 매각 대상 기업의 종업원 고용을 5년 동안 보장해 주기로 계약을 맺었지만 직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삼성테크윈 창원사업장에 근무하는 김모 과장은 “평생 ‘삼성맨’이라는 자부심으로 일해왔는데 갑자기 소속이 바뀐다니 정말 허탈하다”고 말했다.
남윤선/임도원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