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파리의 문화 꽃피운 나폴레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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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의 시대전쟁에서 연승한 나폴레옹은 혁명 중에 훼손된 교회를 약 400만파운드를 들여 재건했다. 코르시카라는 섬에서 성장한 나폴레옹은 가톨릭교회가 프랑스 국가에 미치는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교황 비오 7세와 ‘정교 협약’을 맺어 가톨릭의 옹호자이자, 혁명 정부가 무너뜨린 옛 프랑스의 가치를 회복하는 수호자로 우뚝 섰다.
앨리스테어 혼 지음 / 한은경 옮김 / 을유문화사 / 264쪽 / 1만3000원
나폴레옹의 시대는 ‘전쟁의 신’이 아니라 ‘문화 지도자’로서 나폴레옹의 업적을 추적한다. 나폴레옹은 1795년부터 1820년까지 주요 정치권력을 행사한 25년간 유럽 전역의 문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 특권 계층의 상속보다는 능력에 근거해 인재를 등용했고, 근대 법전의 초석이 되는 ‘나폴레옹 법전’을 만들었다. 법 앞에서 평등, 신앙의 자유, 사유 재산의 존중, 계약의 자유 등을 담아낸 것이다.그는 오늘날 파리의 모습을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로마 왕을 위해 샤요궁을 건설하고 전쟁에서 약탈한 보물로 루브르박물관을 채웠다. 막대한 돈을 투자해 운하를 만들었고 아우스터리츠 전투의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개선문을 세웠다.
저자는 문화 지도자인 나폴레옹의 공과 열정, 그 성공과 실패의 역사를 세련되고 화려한 필치로 그려냈다. 과학 분야에서 이룬 업적, 나폴레옹 시대의 가구와 드레스 스타일, 문학과 미술 등도 상세하게 되살렸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