肝 만지자 물컹한 느낌 그대로…日 의료현장 3D 프린터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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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장기 가격 1만5000엔 거래
내년엔 인공 뼈 상용화 예정
도쿄=서정환 ceoseo@hankyung.com


기노시타가 설명하는 동안 의료용 쟁반에 담긴 모형 간이 전해졌다. 손으로 만지고 눌러보자 약간 물컹한 것이 ‘이게 간의 느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뼈와 건조된 상태의 장기는 올 들어 이미 병원과 의과대학 등에 공급되고 있다. 내년에는 장기의 질감과 촉감까지 재현한 폐와 간 등의 판매에 들어간다. 가격은 장기 크기나 난이도에 따라 다르지만 1만5000엔 정도다. 밖에는 실제 3D 프린터가 작동 중이었다. 기노시타는 “프린트 잉크 역할을 하는 소재가 0.016㎜ 정도로 얇게 쌓이면서 모형이 만들어진다”며 “밤에 퇴근할 때 작동시켜 놓고 가면 다음날 출근할 때 만들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3D 프린터의 활용 영역은 점점 더 넓어지고 있다. 2006년부터 자동차 모형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본격 이용되기 시작한 후 최근에는 의료, 문화·예술 분야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일본 내에서는 3D 프린터를 이용한 인공 뼈 상용화도 진행 중이다. 의료기술 개발 업체인 넥스트21과 도쿄대부속병원 등이 공동 개발한 ‘맞춤형 인공 뼈’는 내년 상용화될 예정이다. 3D 프린터로 만든 인공 뼈를 이식한 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뼈로 굳게 된다.파소텍의 성장 이면에는 건강·의료 등 최첨단 산업에 대한 지바현의 지원도 있었다. 지바현은 지바대, 도쿄대 가시와캠퍼스, 국립암연구센터 등 7개에 달하는 대학 및 연구소 등 학계와 ‘모노즈쿠리(최고 제품 만들기)’ 중소기업 간 제휴를 통해 의료산업 혁신에 나서고 있다. 다카하시 도시유키 지바현 산업진흥과장은 “파소텍과 같은 기업을 육성·지원하기 위해 1400만엔의 예산을 책정하고 지난 5월부터 의료 현장이 요구하는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을 연결하는 코디네이터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서정환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