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 & Mobile] 세계로 뻗어가는 중국 'BAT'…한국 인터넷업계 바짝 '긴장'



해외증시 상장통해 자금 동원
각국서 활발한 인수합병

카톡·CJ 등에도 투자 활발
한국엔 기회이자 위협
글로벌 인터넷 시장에서 최근 가장 주목되는 곳은 중국이다. 바이두(Baidu), 알리바바(Alibaba), 텐센트(Tencent) 등 ‘BAT’로 불리는 3개 기업의 성장은 한마디로 파죽지세다. 내수 시장에만 안주했던 기존 중국 기업들과는 다르다. 해외 증시 상장을 통해 자금을 끌어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활발한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최근 ‘중국 인터넷서비스산업의 발전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BAT의 행보가 한국 인터넷 생태계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6억명 넘어선 中 인터넷 이용자
중국의 인터넷 보급률은 작년 기준 45.8%다. 한국 전체 인구의 12배가 넘는 6억1800만명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인터넷서비스 시장 규모도 2013년 기준 약 6004억위안(약 108조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모바일 비중은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BAT는 서로 다른 분야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바이두는 중국 내 점유율 80%를 차지하는 온라인검색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타오바오)·온라인 결제(알리페이), 텐센트는 모바일 메신저(위챗)가 성장 동력이었다. 하지만 최근 M&A를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주무대가 따로 없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텐센트는 최근 JD.Com 지분을 인수하고 알리바바의 텃밭인 전자상거래에 진출했다. 온라인 결제(텐페이), 인터넷금융(리차이퉁) 등의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맞서 알리바바는 모바일 메신저(라이왕)를 선보였고 2억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미국 모바일 메신저 탱고(Tango)에 약 2억1500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양사는 상대의 서비스를 서로 차단하며 자존심 싸움까지 벌이고 있다.

바이두는 검색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 장점을 살려 웨어러블 기기 등 하드웨어업체들과 스마트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최근 베이징에 헬스케어 클라우드센터도 설립했다. BAT는 이제 미국의 구글, 애플, 아마존과 비교될 정도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인터넷 시장이 미국 중국 주요 2개국(G2)이 주도하는 판세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에 기회이자 위협텐센트는 최근 네이버 라인과 협력해 국내 게임개발업체 ‘네시삼십삼분(4:33)’에 투자했다. 카카오톡, C게임즈에도 각각 720억원, 5300억원을 투자했다. 알리바바는 중국 여행자들의 한국 쇼핑 시장을 잡기 위해 결제사업자인 KG이니시스 등과 제휴를 맺었다. BAT의 영향력이 한국 시장까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이 같은 움직임이 벤처기업의 투자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해외 진출을 확대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 인터넷 생태계의 장기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성옥 KISDI 국제협력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중국의 자본과 플랫폼에 장악되지 않으면서도 이를 활용하려면 한국이 강점을 가진 기술과 콘텐츠를 중심으로 협력 모델을 주도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강력한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업체 간 협력을 강화하고 국내 인터넷 생태계가 건전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