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레이프 본 윌리엄스 '교향곡 제4번 f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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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레이프 본 윌리엄스(1872~1958)는 아홉 곡의 교향곡을 작곡해 예찬론자들로부터는 ‘영국의 베토벤’으로 추앙받는다.
그의 교향곡 중 비교적 덜 알려져 있지만 후배 작곡가 윌리엄 월턴이 ‘베토벤 이후 가장 위대한 교향곡’이라고 격찬했다는 교향곡 제4번을 귀 기울여 들을 기회가 있었다. 1악장에 등장한 네 음의 주제가 3악장까지 지배하는데 단2도의 음정은 전반적으로 불안한 분위기를 조성한다.그러다가 4악장이 시작하자마자 장2도의 선율이 등장하면서 레너드 번스타인의 표현대로 “천국의 문을 활짝 열어놓은” 분위기로 바뀐다.
어떤 면에서는 어둠에서 광명으로 향하는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을 듣는 듯싶다. 단순한 주제를 치밀하게 전개하는 솜씨는 선택받은 천재들에게서만 볼 수 있는 경지가 아닐 수 없다. 명곡의 여부는 멜로디의 아름다움에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