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中企적합업종서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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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충영 동반성장위원장, 이달 중…"공동 브랜드화 지원"2011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됐던 막걸리가 이달 중 적합업종에서 해제될 전망이다. 대신 국순당 등 대기업들이 막걸리 제조 중소기업과 자율협약을 맺고 공동 브랜드화 및 연구개발(R&D)을 지원하기로 했다.
안충영 동반성장위원장(사진)은 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막걸리는 대기업에 대한 확장자제 권고를 그대로 유지하되 중소기업과 손잡고 프리미엄 브랜드를 개발하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막걸리 시장에서 대기업이 빠지자 소비가 위축돼 중소기업이 더 어려워진 상황을 반영한 결정이라는 게 동반위 안팎의 평가다.통계청이 조사한 국내 막걸리 출하량은 2011년 44만3778kL에서 지난해 37만8606kL로 줄었다.
안 위원장은 “대기업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브랜드가 된 것처럼 중소기업도 경쟁력을 올릴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면 어려움을 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막걸리를 포함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재합의 품목과 신규 품목에 대한 논의를 가급적 연내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동반위는 또 대리점과 대기업 본사 간 ‘갑을(甲乙) 관계’를 자체 조사하기로 했다. 안 위원장은 “지난해 불거진 국내 갑을 관계 문제가 대리점을 대상으로 한 대기업의 불공정 관행에서 비롯된 만큼 동반위 단독으로 체감도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동반위는 이를 위해 전국 50개 이상 대리점을 갖춘 기업을 중심으로 표본을 추출해 설문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김종국 동반위 사무총장은 “지난해 갑을 관계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표준거래약관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가 공정위와 함께한다면 대기업 평가로 보일 우려가 있어 별도로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또 “남양유업과 농심 등 동반성장지수 조사 대상인 기업을 갑을 관계 설문대상에 포함할지는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갑을 관계는 지난해 남양유업의 ‘대리점 물량 밀어내기’로 논란이 된 바 있다. 남양유업은 대리점에 제품 구입을 강요하고 대형 유통업체 판매사원 임금도 대리점에 전가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23억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받고 검찰 고발을 당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