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세상에 단 하나뿐인 금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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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금매화라는 야생화 한 송이가 있다. 싱싱한 듯하면서도 시들어 있는 듯한 묘한 분위기의 이 꽃은 사진이고, 조각이며 동시에 그림이다. 이 작품의 탄생 과정을 보면 왜 그런지 알 수 있다. 우선 작가는 사진과 똑같이 생긴 꽃 한 송이를 찰흙판에 놓고 눌러 꽃 모양의 음각을 만들었다. 찰흙에 생긴 음각에 석고를 부으니 꽃 모양의 양각 부조가 만들어졌다. 이 양각의 부조에 원래 꽃과 같은 색을 입힌 뒤 사진으로 찍어 완성한 것이 바로 이 작품이다.
그런데 왜 작가는 꽃 한 송이를 위해 이런 수고를 들였을까. 평범하기 그지없는 야생화를 작품으로 승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언가 특별한 것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었다. 그러기 위해 작가는 소위 ‘포토제닉 드로잉’을 선택했다. 사진으로 표현되지만 그 안에 여러 장르를 결합시키는 ‘융복합’ 작업을 통해 태어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야생화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