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사외이사 내년 3월 일괄 사퇴"

임기 관계없이 8명 전부 물러나기로
금융위, 이달 LIG손보 인수 승인할 듯
KB금융지주 사외이사 8명이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기와 관계없이 물러난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 열리는 회의에서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를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4일 “KB금융 사외이사들이 이날 오전 간담회를 열고 LIG손보 인수와 자신들의 거취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느 정도 의견을 모은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이날 간담회에서 사외이사들은 금융당국이 LIG손보 인수의 전제조건으로 사실상 사외이사들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당장 사퇴할 경우 KB금융에 경영공백이 생기는 만큼 후임 사외이사를 선출한 뒤 내년 3월 주총에서 퇴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들은 이르면 5일 이 같은 합의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다.

KB금융 사외이사 8명 중 김영진 황건호 이종천 고승의 김영과 이사 등 5명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이들은 연임하지 않고 퇴진하기로 했다. 올해 새로 임명돼 임기가 2016년 3월 만료되는 조재호 김명직 신성환 이사 등 3명도 여기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사외이사는 하지만 내년 3월 동반퇴진에 당장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재 전 이사회 의장은 지난달 21일 윤종규 KB금융 회장 취임과 함께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금융계 관계자는 “KB금융으로서는 이달 중 LIG손보 인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몰려 있다”며 “사외이사들도 이를 감안해 동반퇴진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사외이사들이 동반퇴진을 발표하면 KB금융은 윤종규 회장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되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꾸려 신임 사외이사 후보를 찾는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KB금융 사외이사들이 동반퇴진을 발표하면 그동안 KB금융의 LIG손보 인수에 부정적이었던 금융위도 태도를 바꿀 것이란 전망이 많다.

‘지배구조 개선’이란 말로 사외이사들의 퇴진을 요구했던 만큼 이 조건이 충족되면 더 이상 승인을 해주지 않을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금융감독원은 KB금융이 LIG손보를 경영할 능력이 있는지를 검사하고 있다. 금융위는 이를 토대로 오는 24일 열리는 회의에서 인수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