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 오차 10㎝까지 줄여 자율주행車에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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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프론티어최근 자동차업계의 화두는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된 자율주행 자동차다. 구글이 이미 시내 주행 테스트를 할 정도로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허문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항법팀장
실제 위치와 차량 인식위치 기존 오차 10~15m로 위험
중간 기준국으로 신호 보정…오차 범위 10~30㎝로 좁혀
차선·장애물 파악 정교해져
문제는 자동차의 위치 정보를 파악하는 위성항법장치(GPS)의 오차가 평균 10~15m에 달한다는 것. 사람은 그 정도 오차는 감안하고 운전하지만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차는 얘기가 달라진다. 오차가 몇m만 넘어도 차로가 바뀌고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오는 차와 충돌할 수도 있다.구글의 자율주행차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체 레이더 장치를 달고 다니지만 가격이 비싸다.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를 위해 값싸고 정확한 GPS 기술이 필수인 이유다.
○자율주행차용 GPS 국산화
허문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항법팀장은 자율주행차에 적용할 수 있는 정확도 높은 GPS 개발에 나섰다. 목표는 차로까지 구분할 수 있는 정확도와 대중화에 필요한 경제성까지 갖춘 GPS를 만드는 것. 이미 개발된 장치는 대당 가격이 1000만원이 넘어 대중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허 팀장이 세운 목표는 현재 널리 사용되는 GPS 칩으로도 차로 구분이 될 정도의 정확한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것.
GPS는 미국이 쏘아 올린 30여개 항법위성을 이용한다. 항법위성이 제공하는 정보는 위성의 위치정보와 위성에서 GPS 수신기까지의 거리다. 항법위성에는 정확도 높은 원자시계가 내장돼 있는데 매 순간 시간 정보를 전파에 실어 보낸다. 스마트폰 등에 적용된 GPS 수신기는 위성에서 받은 시간 정보와 현재 시간의 차이에 광속을 곱해 위성에서 GPS 수신기까지의 거리를 구한다. 위성의 위치를 원의 중심으로 생각하면 GPS 수신기와 위성까지의 거리는 원의 반지름에 해당한다. 세 개 이상의 위성에서 해당 정보를 받는데, 중심과 반지름을 아는 세 개의 원이 교차하는 지점을 찾으면 내 위치가 된다. 문제는 2만㎞ 상공에 떠있는 위성에서 오는 신호여서 오차가 크다는 것이다.
○기준국 반송파로 오차 줄여오차를 줄이기 위해 허 팀장이 처음에 선택한 방식은 기준국을 세워 위치정보를 보정하는 방식이었다. 하늘에 떠 있는 까닭에 시시각각 변하는 위성의 위치정보가 아니라 지상의 정확한 위치정보를 하나 더 계산에 집어넣는 것이다. 기준국이 또 하나의 위성 역할을 하면 GPS의 오차를 1~3m 정도로 줄일 수 있다.
문제는 자율주행차에 적용하기에는 1~3m의 오차도 크다는 것. 두 지점의 시간차에 광속을 곱해 거리 정보를 얻는 방법의 한계 때문이었다.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허 팀장이 개발한 방식은 기준국이 보내는 전파(반송파)의 사이클을 계산해 더 정확한 거리 정보를 구하는 것이었다. 기준국에서 보내는 전파는 일정한 사이클을 가지는데 한 사이클의 거리는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결국 기준국 전파가 GPS 수신기에 도달하기까지 몇 번의 사이클이 반복됐는지 측정하면 정확한 거리 정보를 알 수 있다.이렇게 개발된 시스템이 CDGPS다. 오차 범위는 10~30㎝에 불과하다. 지난해 4월부터 충북 청주에 실험장을 만들고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경과는 성공적이다.
허 팀장은 경희대 기계과 출신으로 미국 일리노이공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군의 JPALS프로젝트에 참여, GPS를 이용해 전투기를 항공모함에 착륙시키는 연구를 수행했다. 난도 높은 프로젝트를 반송파를 이용해 성공시켰고 이때의 경험이 CDGPS 개발의 밑거름이 됐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