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선물 '꽃보다 그림'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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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갤러리·서울옥션 공동개최‘화단의 신데렐라’ 황유리를 비롯한 탄탄한 화력의 국내 작가 그림을 압축해 제작한 뮤라섹(mulasec) 기법의 이색 판화 작품을 한자리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아트 마트’가 열린다. 15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중림동 한경갤러리에서 펼쳐지는 ‘메리 크리스마스-프린트 베이커리’전이다.
15일부터 '프린트 베이커리'展
한국경제신문과 서울옥션이 공동개최하는 이번 전시회에는 박항률 윤병락 유선태 조영남 씨 등 중견·신진 작가 30여명의 뮤라섹 판화 30여점이 걸린다. 뮤라섹 판화는 종이를 재료로 하는 기존 판화와 달리 화가의 그림을 피그먼트 안료를 사용해 압축한 다음 아크릴 액자로 만든 아트 상품. 질감이 섬세하고, 색감이 생생히 살아 있는 게 특징. 참여 작가들이 고유번호(에디션)를 직접 붙이고 사인도 했다.미술품 소장 인구의 저변화를 위해 작품값을 3호는 9만원, 5호 15만원, 10호 18만원, 20호는 38만원으로 책정했다. 성탄절과 연말을 앞두고 소액으로 작품을 사 가족 친구 연인에게 선물하거나 집안을 꾸밀 수 있는 기회다. 출품작은 예쁜 구상화부터 팝아트, 추상화, 풍경화 등 현대미술의 스펙트럼을 다채롭게 보여준다.
극사실주의 화가 윤병락 씨의 그림 ‘가을 향기’는 고향 영주에서 탐스럽게 익은 사과를 화폭에 옮긴 것이다. 사과 상자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부감법으로 그려 시각은 물론 후각, 촉각, 미각까지 포착해 냈다. 가수와 MC 활동 틈틈이 그림을 그려 온 조영남 씨의 팝아트 ‘화투’ 시리즈도 뮤라섹 판화로 관람객을 맞는다. 한국인이 즐기는 화투 놀이에 숨겨진 미학적 가치를 되살려내 ‘예술을 위한 예술’의 통념을 깨뜨리고 대중미술 개념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를 펼쳐낸 정일 씨를 비롯해 책 그림을 통해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서유라 씨, 붉은 강아지가 참새와 새싹을 바라보고 있는 박형진 씨 등 작가 특유의 재치와 순수함을 엿볼 수 있는 그림들도 나온다. (02)360-4232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