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훈 해태제과 대표 "허니버터칩 장수제품으로 키우겠다"
입력
수정
지면A21
"호평에 자만 말라" 주문연양갱, 에이스, 맛동산, 홈런볼, 오예스….
품질·안전 투자 늘리고
고객 모니터 확대키로
내년 매출 700억 목표
출시된 지 30년이 넘은 해태제과의 장수상품들이다. 오랫동안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아온 이들 5개 제품의 올해 매출은 270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해태제과는 최근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허니버터칩을 ‘반짝 제품’이 아닌 장수 제품으로 키워 나가기로 했다.신정훈 해태제과 대표(사진)는 최근 “허니버터칩에 쏟아지는 호평에 자만하지 말고 장기적 관점에서 제품을 키울 방안을 마련하라”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해태제과는 우선 품질 관리에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출시 초기 맛이 뛰어나 인기를 끈 제품은 맛이 조금만 변해도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기 때문이다. 공장의 안전 관리에도 좀 더 신경쓸 계획이다. 문막공장이 3교대로 24시간 돌아가는 만큼 직원들의 피로 누적이 문제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소비자 모니터 요원도 확대키로 했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30여명의 주부와 대학생 모니터단 숫자를 크게 늘린다는 방침이다. 해태제과는 소비자들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여론을 면밀히 살펴 의혹이나 잘못된 소문 등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이 같은 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내년도 목표 매출은 700억원으로 잡았다. 강원 원주시에 있는 문막공장을 쉬지 않고 돌릴 경우 생산할 수 있는 허니버터칩이 월 60억원 규모인 것을 고려하면 1년 내내 공장을 ‘풀가동’하겠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공장 증설도 검토할 예정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출시 초기라 공장을 세우는 것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물량 부족 사태가 계속 이어지면 설비 확충에 대한 내부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허니버터칩은 지난 8월 출시 후 100일 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조만간 매출 2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올해 제과업계의 최고 히트상품이다. SNS상에서 큰 화제를 모았으며 여전히 편의점 등에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허니버터칩 품귀에 따라 최근엔 집에서 허니버터칩과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 먹기 위해 감자와 꿀을 찾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해태제과가 허니버터칩을 장수상품으로 키우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은 제품이 장수상품으로 자리를 잡으면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꾸준히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1945년 출시된 연양갱이 대표적이다. 연양갱은 해태제과 설립과 동시에 나온 제품으로 출시된 지 70여년이 흘렀다. 제품의 특징을 소개하거나 할인판매하는 행사를 열지 않아도 연간 200억원대의 매출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500억원대의 연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에이스는 1974년 출시돼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제품이다. 올해 55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맛동산과 754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는 홈런볼은 각각 1975년, 1981년에 나왔다. 가장 최근에 나온 장수상품인 오예스는 지난해 677억원에서 올해 700억원으로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