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선정, 올해 10大 과학기술 뉴스…치매환자 뇌세포 배양…5배 빠른 와이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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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환자 세포치매환자 뇌세포 첫 배양, 5배 빠른 와이파이, 두개골 절개 필요없는 뇌수술 로봇,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준공….
실험실서 첫 배양 성공
문·이과 통합교육과정은
과학계 아쉬운 뉴스 선정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이부섭)는 14일 ‘올해의 10대 과학기술 뉴스’를 발표했다. 10대 뉴스는 학계 산업계 언론계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의 세 차례 심의와 3439명의 온라인 투표 결과를 종합해 선정했다. 6건의 과학기술 연구 성과와 4건의 뉴스가 포함됐다. 세계수학자대회,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 등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인 국제 행사 개최가 뽑힌 게 눈에 띈다. 하지만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확정된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에 대한 재논의 촉구가 선정되는 등 과학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보여줬다.◆치매환자 뇌세포 첫 배양
올해 최고의 뉴스에는 한·미 공동 연구진이 과학저널 네이처에 게재한 치매환자 뇌세포 배양 기술이 선정됐다. 미국 하버드 의대 김두연 교수와 최세훈 연구원, 김영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선임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지난달 알츠하이머 치매환자의 뇌조직 특징을 갖는 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하는 데 처음 성공했다. 기존 동물모델보다 제작이 쉽고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퇴행성 뇌질환 연구와 치매 약물 후보물질 테스트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닉스연구단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공동 연구진이 개발한 미세수술로봇도 올해 뉴스에 뽑혔다. 금속관의 지름이 4㎜에 불과한 이 수술로봇은 두개골을 절개하지 않고 코를 통해 뇌종양을 떼어낼 수 있다.
고려대와 KIST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열을 이용해 암을 치료하는 바이오나노신소재, 삼성전자와 성균관대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차세대 소재인 그래핀 대면적 합성 기술 등도 주목받은 뉴스에 올랐다.
◆5배 빠른 와이파이, 희토류 필요없는 듀얼클러치 모터산업 분야에선 삼성전자와 LG이노텍의 성과가 꼽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미개척 주파수인 60㎓ 대역을 이용해 현재 사용 중인 와이파이(Wi-Fi)보다 5배 빠른 기술을 시연하는 데 성공했다. 초당 최대 4.6기가비트(Gbps) 속도를 구현할 수 있어 1기가바이트 영화 파일을 3초 내에 주고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플래시 메모리 기반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저장 용량을 두 배 늘린 3.2테라바이트(TB) 제품 개발에도 성공했다.
수동과 자동 변속기의 장점을 결합한 듀얼클러치 변속기(DCT)는 일반 자동변속기보다 12% 이상 연비를 개선할 수 있지만 모터의 자석 소재에 고가의 희토류가 많이 사용되는 게 문제였다. LG이노텍은 2년 이상 연구개발을 통해 세계 최초로 희토류를 사용하지 않은 DCT 모터를 개발했다.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 논란과학기술계 소식 가운데는 4년 마다 열리는 국제 행사인 세계수학자대회와 ITU 전권회의를 성공리에 치른 뉴스가 뽑혔다. 1988년 남극세종과학기지를 준공한 지 26년 만인 지난 2월 두 번째 남극기지인 장보고과학기지를 준공한 것도 뉴스로 선정됐다.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 개편’은 부정적인 측면에서 올해의 10대 뉴스가 됐다. 교육부는 2018학년부터 문·이과 구분 없이 통합사회 통합과학을 배우는 새 교육과정을 지난 9월 발표했다. 한국사를 포함한 사회 계열의 필수 교육 시간이 16단위(주 16시간)인 데 비해 과학 필수 이수 단위는 12단위로 확정했다. 이와 관련, 과학기술계에서는 교육부가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개편안을 마련했다며 재논의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과학계의 목소리를 모으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역량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남궁은 선정위원장(명지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은 “사회적 역할과 책임이 커지고 있음을 확인한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