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영남] 우리는 하나! 新공항 건설·창조경제공동체 향해 뛴다

김관용 경북지사(앞줄 왼쪽부터), 서병수 부산시장, 홍준표 경남지사, 김기현 울산시장,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 10월 경남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영남권 시·도지사협의회 회의장으로 밝은 표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한경DB
영남을 하나의 거대 경제공동체로 묶자는 것은 어제오늘 듣는 이야기가 아니다. 지방자치단체마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기도 하지만 세계 경제의 주역이 ‘국가’에서 인구 1000만명 이상의 ‘도시연합’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방은 물론 중앙정부도 이에 대한 시급성을 깊이 인정하고 있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를 축으로 한 거대 메트로폴리탄이 중국 경제를 주도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부산 경남 울산 대구 경북이 2011년 논의를 시작한 지 4년여 만인 올해 빛을 발한 ‘영남권 경제공동체 기본구상(안)’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그 핵심전략이 바로 영남권 신공항 건설이다.

영남권 관문 공항 건설이 필수조재호 울산대 경제학부 교수는 “세방화(glocalization) 시대를 맞아 지역의 국제 관문공항 건설은 이제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영남경제권 공동체를 위해 제2 관문 공항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이 대표적인 사례. 도쿄 나리타 공항을 ‘1강’으로 하고, 오사카의 간사이 공항과 나고야의 주부 공항을 ‘2중’으로 하는 3각체계를 구축, 거미줄 항로로 세계를 연결하고 있다. 이것도 모자라 최근에는 남쪽 규슈 지방 후쿠오카현에 새로운 국제관문 신공항 건설을 추진 중이다. 중국은 상하이 푸둥 공항을 아시아의 ‘항공 물류 허브’로 만들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상하이가 중국 전체 소비의 40%를 점유하는 화둥경제권에다 난징-항저우-쑤저우-낭저우로 이어지는 중국 최대 첨단 산업벨트인 창장삼각주를 배후에 두고 빠른 속도로 글로벌 마켓의 중심으로 부상하는 것도 푸둥 공항이 있기 때문이다. 1999년 문을 연 푸둥 공항은 세계 60여개 항공사가 150여개 도시로 취항하고 있다.

영남에서도 김해공항이 최근 이용객 10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 10월 대구공항을 이용한 탑승객은 141만8622명으로 전년 대비 40.3%나 증가했다.경제공동체 70대 과제 뭘 담았나

전문가들은 5개 시·도로 분화된 영남이 다시 하나로 뭉치려면 ‘영남은 하나’라는 인식과 함께 인프라 구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부산·경남·울산·대구연구원이 ‘영남권 1시간 교통망 구축’을 목표로 신공항 건설과 함께 스마트그리드 하이웨이, 글로벌 철도망 구축 등 광역교통 사업을 대표 사업으로 올린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스마트그리드란 첨단 정보기술(IT)이나 신재생에너지를 교통분야에 접목하는 것을 말한다. 글로벌 철도망 구축 역시 유라시아 철도의 기·종착점인 부산의 핵심 과제이다.경제 부문에선 영남권 글로벌 관문공항과 로봇산업 유치가 우선 과제로 꼽혔다. IT융합 100대 기술 사업화 프로젝트 공모나 △시험장비 공유시스템 구축 △해외플랜트 시장 개척 △영남경제공동체 협력기금 마련 △영남권 원자력 부품기업 지원도 포함됐다. 특히 3개 시·도 이상이 연계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첨단로봇 해양플랜트 그린카 IT융합 의료산업 원자력 분야가 유망 연계산업으로 꼽혔다.

문화관광 부문에선 경북에서 부산까지 낙동강을 탐사하는 관광 루트나 한국 제조업의 중심인 영남 경제체험 관광 루트 개발이 중장기 연계 협력사업에 포함됐다. 현재 부산과 경남이 낙동강 유람선 사업을 공동 추진 중인 만큼 대구·경북까지 확대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력 양성 부문에선 지역 수요에 기반한 연구개발 벨트 조성과 인력 양성 거버넌스 등이 대표사업으로 추진된다.영남권 초광역 창조경제공동체 구축이 목표

영남권 시·도지사는 10월 경남 창원컨벤션센터에서 협의회를 열고 영남권의 창조경제 인프라를 개선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영남권 초광역 창조경제공동체’ 구축을 본격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대구는 물·에너지, 경북은 전자, 부산은 금융·정보통신기술(ICT), 경남은 항공·나노, 울산은 2차전지 바이오화학을 특화된 창조산업으로 육성해 영남권 전체를 아우르는 초광역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에 나서기로 했다.

이들 지방자치단체는 창조센터를 통해 대기업의 경영 노하우와 기술을 지역산업계에 적극 전파하며 선도지역을 서로 연계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연구 시설 및 장비, 전문인력 공동 활용, 특화산업 간 융복합을 통한 신제품 개발, 해외 투자 유치 공조 등 지역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실무작업에 들어갔다.

대구시는 전국 1호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출범시키고 삼성과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대구시는 경북도청 이전 후 남는 터를 창조경제 전진기지로 만들고 청년창업펀드도 조성해 ‘제2의 벤처붐’을 일으킬 계획이다. 경상북도는 삼성과 손잡고 17일 구미 금오테크노밸리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열었다.

울산시도 현대중공업과 협력해 내년 상반기까지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출범시킨다. 2차전지 바이오화학 등 신사업을 적극 육성해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의 산업 체질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부산시와 경상남도는 올 연말까지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각각 연다. 이를 통해 부산시는 기존의 해양·조선·기계를 금융·소프트웨어(SW) 융합 ICT로, 경상남도는 과학기술조선해양플랜트·지능형기계시스템·항공우주 첨단나노융합·기계융합소재·항노화 바이오 등 핵심전략산업 분야 중소·중견기업 성장을 지원한다.

<영남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