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아텍 '통 큰' 자사주 공개매수 속내는

발행물량 25%…131억원 규모
김웅길 대표 지분율 17% 그쳐
경영권 방어 목적인 듯
농기계 업체 아세아텍이 발행 주식의 25%를 공개매수하겠다고 나섰다. 회사는 주가부양을 목적으로 밝히고 있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적대적 인수합병(M&A) 등에 대비한 경영권 강화책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세아텍은 다음달 15일까지 자사주 437만5000주를 공개매수하기로 했다. 주당 3000원씩 총 131억원 규모다. 아세아텍은 공개매수 신고서에서 “회사 경쟁력 강화와 주식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며 “유통 주식 수가 감소해 오랫동안 부진했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목적을 밝혔다. 또 “공개매수 이후 지배구조나 재무구조, 사업내용을 변경하거나 상장 폐지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아세아텍은 2010년 1월 공모가 4100원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했으나 이후 종가 기준으로 줄곧 공모가를 밑돌았다.

자사주 공개매수는 통상 지주회사 전환이나 자발적 상장 폐지, 경영권 강화가 목적이다. 회사 측이 주가부양을 목적으로 공개매수에 나선다고 했지만, 시장에선 아세아텍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낮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김웅길 대표(지분율 17.47%)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8.08%에 그친다. 따라서 적대적 M&A 시도에 대비한 경영권 강화책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아직까지 경영권 참여를 내세우며 아세아텍 지분을 사들이는 세력은 금감원 공시상으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최대주주가 향후 회사의 자사주 소각으로 지분율을 높인 뒤 안정된 경영권을 매각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공개매수는 M&A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일반적인 자사주 매입 대신 공개매수를 하는 것은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사들여 주가부양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세아텍 주가는 공개매수를 발표한 19일 2905원으로 전일 대비 375원 오르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