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 임추위 신설 '없던 일로'

금융사 지배구조 규준 확정

CEO 자격 요건도 완화
은행 사외이사 임기2년 유지

삼성생명 등 보험사나 증권사, 카드사 등 제2금융권 회사들이 현행처럼 규제를 받지 않고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을 선임할 수 있게 됐다. 은행지주회사와 은행들은 앞으로 ‘충분한 수’의 사외이사를 포함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상시 가동해 CEO와 임원을 추천받아야 한다. 은행지주사와 은행 사외이사의 첫 선임 시 임기는 2년으로 정했다.

금융위원회는 24일 정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확정, 시행에 들어갔다. 적용 대상은 은행지주 등 551개 금융회사 가운데 자산 2조원 이상인 118개사다.

금융위는 지난달 20일 입법예고한 모범규준의 내용을 일부 수정했다. 금융회사의 주주 권한이 훼손될 뿐만 아니라 ‘사외이사 권력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재계의 반발 등을 감안해서다.

금융위는 우선 은행과 은행지주사 사외이사의 첫 선임 시 임기는 기존대로 2년을 유지하기로 했다. 당초 현행 2년인 사외이사 임기를 1년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금융발전심의회 등의 의견을 받아들여 그대로 뒀다.

‘임추위 의무화’ 대상도 축소했다. 금융위는 전 금융사를 대상으로 임추위를 상시 가동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은행지주사와 은행에만 우선 적용하기로 했다. 제2금융권 회사는 중장기적으로 대상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CEO 자격제한 요건’은 기존 ‘금융회사 업무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갖춘 자’에서 ‘금융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갖추고 금융회사의 공익성 및 건전 경영에 노력할 수 있는 자’로 바꿨다. 금융회사 업무 경험에 대한 의무화를 없애고 자격 요건을 보다 포괄적으로 해석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임추위 의무화’ 및 ‘CEO 자격제한 요건’ 등은 주주의 인사권과 경영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고 다양한 경험을 갖춘 CEO 선임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사외이사제도 및 CEO 승계 프로그램 등은 지난달 입법예고한 대로 시행한다. 금융회사 사외이사는 금융 경제 경영 회계 법률 등 관련 분야의 충분한 실무경험과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실무 경험을 따져야 하기 때문에 교수와 공무원 출신은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는 모범규준을 통해 금융회사 이사회는 CEO 승계를 평시업무로 하게 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