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세월호 때보다도 더 가라앉았다는 소비심리
입력
수정
지면A27
연말 소비심리가 세월호 사고 직후보다도 나쁘다고 한다.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한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2에 그쳐 15개월 만의 최저치다. 세월호 여파로 소비가 꽁꽁 얼어붙었던 지난 5월(105)보다도 낮다. 정부의 경기부양으로 8~9월(CSI 각 107) 반짝회복 효과도 사라지고 3개월째 속절없이 내리막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관련 통계작성 이래 최저라고 한다. 물가가 오를 것 같지 않으니 소비를 미루면서 저물가 속에 소비가 더 위축되는 것이다.
추운 날씨만큼이나 실제로 움츠러든 연말 경기를 그대로 반영한다. 내수 부진에다 엔저, 유가 급락, 러시아 위기 등 대외여건 불안까지 겹친 게 원인이라고 한은은 설명한다. 그러나 굳이 해외 요인을 따질 필요도 없다. 간판기업들조차 실적부진 속에 연말 상여금 봉투가 얇아졌고, 심지어 명퇴까지 받는 판국이다. 자영업의 비명소리도 커져만 간다. 내년 경제성장률도 잘해야 3%대 중반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 소비심리가 살아날 리 만무하다.반면 미국은 3분기 성장률(연율 기준)이 5%에 달해 11년 만의 최고인 ‘어닝 서프라이즈’다. 제조업이 부활하고 유가가 하락한 데 힘입어 투자와 고용이 늘고 소비가 되살아나는 전형적인 선순환 구조다. 저물가와 저성장의 악순환에 빠진 한국과 너무나도 대비된다. 경제는 심리라는데 국내에선 도무지 좋은 뉴스라곤 찾아볼 수 없다. 기업들의 사기 저하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전경련 조사 결과 내년에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20.0%)보다 줄이겠다는 기업(28.8%)이 더 많다. 기업의 절반은 국내경기 회복시점을 2016년 이후로 꼽아 2015년은 아예 캘린더에서 지운 듯하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만인이 만인의 발목을 잡는 규제사회에선 경제활력도 혁신도 일어날 수 없다. 정치는 문제를 푸는 게 아니라 거꾸로 문제를 키운다. ‘부동산 3법’만 해도 진을 다 빼고 시장이 다 죽고 나서야 선심 쓰듯 통과시킨 국회는 어느 나라 국회인지 모르겠다. 꺼져가는 경기 불씨를 살려보려고 안간힘을 썼던 최경환 부총리는 벌써 지친 표정이 역력하다. 이런 판국에 국민이 무슨 희망을 품을 수 있겠나. 도처에 비관론이다.
추운 날씨만큼이나 실제로 움츠러든 연말 경기를 그대로 반영한다. 내수 부진에다 엔저, 유가 급락, 러시아 위기 등 대외여건 불안까지 겹친 게 원인이라고 한은은 설명한다. 그러나 굳이 해외 요인을 따질 필요도 없다. 간판기업들조차 실적부진 속에 연말 상여금 봉투가 얇아졌고, 심지어 명퇴까지 받는 판국이다. 자영업의 비명소리도 커져만 간다. 내년 경제성장률도 잘해야 3%대 중반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 소비심리가 살아날 리 만무하다.반면 미국은 3분기 성장률(연율 기준)이 5%에 달해 11년 만의 최고인 ‘어닝 서프라이즈’다. 제조업이 부활하고 유가가 하락한 데 힘입어 투자와 고용이 늘고 소비가 되살아나는 전형적인 선순환 구조다. 저물가와 저성장의 악순환에 빠진 한국과 너무나도 대비된다. 경제는 심리라는데 국내에선 도무지 좋은 뉴스라곤 찾아볼 수 없다. 기업들의 사기 저하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전경련 조사 결과 내년에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20.0%)보다 줄이겠다는 기업(28.8%)이 더 많다. 기업의 절반은 국내경기 회복시점을 2016년 이후로 꼽아 2015년은 아예 캘린더에서 지운 듯하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만인이 만인의 발목을 잡는 규제사회에선 경제활력도 혁신도 일어날 수 없다. 정치는 문제를 푸는 게 아니라 거꾸로 문제를 키운다. ‘부동산 3법’만 해도 진을 다 빼고 시장이 다 죽고 나서야 선심 쓰듯 통과시킨 국회는 어느 나라 국회인지 모르겠다. 꺼져가는 경기 불씨를 살려보려고 안간힘을 썼던 최경환 부총리는 벌써 지친 표정이 역력하다. 이런 판국에 국민이 무슨 희망을 품을 수 있겠나. 도처에 비관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