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가족에게 상처받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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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7
가족의 발견지현 씨는 늘 남편에게 별 것 아닌 일에 불같이 화를 냈다. 남편이 꼬리를 내리는 눈치를 보면 마음이 편해졌다. 이런 습관은 사실 자신의 불안감을 다스리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자신의 행동에 남편의 인내심도 바닥나 부부 관계가 오래 지속될 수 없을 것이란 사실을 알았다. 그럴수록 더 불안해졌고 반복적으로 이런 행동을 했다.
최광현 지음 / 부키 / 288쪽 / 1만3800원
어린 시절, 아버지는 가족들을 폭행했다. 가족들이 자신을 보고 어쩔 줄 몰라하는 데서 아버지는 편안함을 느꼈다. 지현 씨는 자신도 모르게 아버지와 같은 방식으로 분노와 불안을 가족에게 투사했던 것이다.《가족의 발견》은 가족에게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심리 치유서다. 10년간 방에 은둔해 외톨이로 산 남자, 이혼하며 시댁에 아들을 두고 온 죄책감으로 눈이 멀어 가는 여성,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겪었던 심장 통증을 자신이 겪고 있는 남성 등 가족의 다양한 트라우마(상처)를 추적하면서 해결책을 찾아본다.
자식들에게 냉혹했던 아버지를 생각하면 분노가 치밀어 우울해지는 여성은 어느 날 변화하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냉혹했던 이유가 전쟁 중 입은 트라우마로 자녀들에게도 극한 환경에서 살아남도록 극기 훈련을 시켰던 것이다. 저자는 “상처에 대한 기억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그것을 보는 관점을 바꿔야 치유할 수 있다”고 말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