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펀드자금 유입 상위 10개 중 6개가 배당株

올해 펀드 결산

신영밸류고배당 1조6342억 1위…大魚 상장 잇따라 공모주도 인기
유럽펀드로 돈 몰렸지만 성과는 북미펀드가 좋아
올해 펀드시장의 승자는 배당주펀드와 공모주펀드다.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성과(-5.09%)는 저조했지만 이들 펀드는 5% 안팎의 수익을 냈다.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체 공모형 펀드 중 올해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은 펀드는 29개였다. 이들 가운데 자금 유입 상위 10개 중 6개는 배당주펀드인 것으로 집계됐다. 저금리, 저성장 국면에다 정부의 배당 확대 정책까지 더해지면서 배당주에 시장 관심이 집중됐다.
‘신영밸류고배당’은 올해 1조6342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돼 전체 펀드 중 올해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모았다. 배당주펀드로 유입된 자금(3조5359억원)의 절반가량이 이 펀드로 몰려 설정액 3조원대의 초대형 펀드로 부상했다. 올해 수익률(A클래스 기준)은 7.14%. 그동안 거둬온 연 15% 평균 수익률에는 못 미치나 올 배당주펀드 평균 성과(4.39%)를 크게 웃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기업실적 부진에 따라 올해 배당수익이 낮은 수준인 데다 하반기 증시가 저조해 예년 평균 성과에는 못 미치는 수익을 냈다”며 “내년엔 정부 정책이 가시화되면 배당수익 증가로 펀드 수익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모주 10% 우선배정 혜택이 있는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와 공모주펀드도 올해 펀드시장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지난 4월 설정된 ‘흥국분리과세하이일드’는 2911억원의 자금이 몰려 자금 유입 상위 8위를 차지했다. 제일모직, 삼성SDS 등 대어급 공모주들이 잇따라 상장한 데 힘입어 설정 후 12.49%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공모주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도 5.27%로 배당주펀드보다 높다. 한 펀드 전문가는 “올해 유독 대어급 공모주가 많아 펀드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이라며 “내년 수익률에 대한 눈높이는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외펀드는 올해 4조원가량 자금이 빠져나가 몸집이 크게 쪼그라들었지만 유럽펀드로는 자금 유입이 거셌다. 올해 1000억원 이상 자금이 몰린 해외펀드는 ‘피델리티유럽하이일드’ ‘슈로더유로’ 등 단 2개다. 하지만 당초 투자자 기대와 달리 유럽의 경기 둔화, 디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된 탓에 유럽펀드(3.85%)보다 북미펀드(16.83%)의 성과가 돋보였다.전문가들은 내년 펀드시장도 올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온수 현대증권 글로벌자산전략팀장은 “저성장, 저금리 환경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기업 실적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책 모멘텀이 있는 배당주펀드와 ‘금리+알파’의 수익을 추구하는 인컴펀드가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펀드도 북미펀드가 올해에 이어 강세 행진을 이어갈 것이란 예상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