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예술魂 불태운 화가들의 속살
입력
수정
지면A27
그림, 영혼의 부딪힘미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마음속에 그림 한 점은 갖고 있을 법하다. 그만큼 명작은 사람의 마음을 끄는 매력이 있다. 명작을 남겨 인류 문화를 풍요롭게 만든 거장들도 사람이다. 그들은 어떤 영혼을 지니고 명작을 창조해 냈을까.
김민성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 / 352쪽 / 1만6000원
《그림, 영혼의 부딪힘》은 아름다운 예술혼을 불태웠던 서양 화가 24명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큐레이터인 저자는 “미술사는 단지 예술작품을 좀 더 잘 감상하기 위한 지식으로서가 아니라 인문학의 훌륭한 기초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성격과 사랑, 비밀, 광기, 운명이란 다섯 가지 주제로 화가의 내면을 탐구한다. 시스티나 대성당의 ‘천지창조’는 미켈란젤로의 마음이 담겨 있는 작품이다. 그는 4년 동안 사다리에 매달려 벽화를 만들었는데 이 중 ‘아담의 창조’는 해부학에 능했던 조각가 미켈란젤로의 열망과 고집이 투영돼 있다. 라파엘로가 만든 ‘아테네 학당’에선 헤라클레이토스가 외로운 미켈란젤로의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라파엘로가 미켈란젤로를 견제하려고 이렇게 그렸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미켈란젤로의 공허한 마음을 위로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저자는 명작에 대한 작품론을 넘어 작가들의 다양한 뒷이야기를 통해 작품이 마음속에 좀 더 깊게 머물 수 있도록 돕는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