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朴 이주영-非朴 유승민, 차기 원내대표 '물밑 싸움'

勢 결집 친박, 김무성 견제 본격화
새누리당 내에 잠재해 있던 친박근혜(친박)계와 비박근혜(비박)계 간 계파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5월 차기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양 진영 간 세력 대결이 고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작년 7·14 전당대회에서 비주류였던 김무성 대표에게 당권을 내준 친박계는 원내대표직 확보를 통해 힘의 균형을 찾겠다는 복안이다.

새누리당의 차기 원내대표 경선은 범친박계 이주영 의원과 비박계의 지원을 받고 있는 유승민 의원 간 양강 대결 구도로 굳혀지는 분위기다. 이 의원은 19대 국회 출범 후 두 번이나 원내대표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2012년에는 이한구 의원에게, 이듬해에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패했다. 작년에도 원내대표 선거를 준비했지만 경선 직전 해양수산부 장관에 발탁돼 경선에 나서지 않았다.최근 해수부 장관에서 물러난 뒤 국회로 복귀한 이 의원은 지난달 30일 열린 친박계 의원들의 대규모 송년회에 참석했다. 이 모임에서 친박계 의원들은 “김(무성) 대표가 인사 등 당 운영에 전횡을 하고, 당을 사유화하고 있다”며 김 대표에 대해 공세를 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그동안 당내 친박 실세에 밀려 원내대표직을 놓쳤던 이 의원에게 이번 경선은 친박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원조 친박(친박근혜)이었다가 박근혜 대통령과 멀어져 ‘탈박(탈박근혜)’으로 분류된다. 유 의원은 김 대표가 제의한 당 사무총장직을 거절하고 원내대표 경선을 준비해 왔다.친박과 비박의 지원을 받고 있는 이 의원과 유 의원이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 참여하면서 당내 계파 갈등이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집권 3년차에 들어가고 당의 국정운영 뒷받침이 절실한 상황에서 이른바 ‘박심(박근혜 마음)’이 이번 경선에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