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현장 CES] 비디오 녹화기·DVD·벽걸이TV…세상 바꾼 革新제품 데뷔 무대

왜 CES인가

캠코더·테트리스 등 IT 신제품 최초 공개
'배불뚝이'에서 '커브드'까지 TV 경연장
2015년 핵심 키워드는 'IoT와 융합'
‘CES 2015’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LG전자가 가로 95m, 세로 10m의 LED 광고를 내세워 본격적인 손님맞이에 나섰다. 연합뉴스
매년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정보기술(IT) 업계의 신무기 경연장이다. 1970년 비디오 녹화기(VCR), 1981년 CD플레이어, 1996년 DVD, 2014년 커브드 UHD(곡면 초고화질) TV 등 지난 40여년간 전 세계 소비자의 일상을 바꾼 혁신적인 제품들이 CES를 통해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CES가 글로벌 혁신의 현장으로 꼽히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다.

세계 3대 IT 전시회로 자리매김
CES는 1967년 미국 뉴욕에서 처음 열렸다. 이후 한동안 매년 여름과 겨울에 시카고와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하다가 1998년부터 라스베이거스에서 연초에 한 번만 여는 것으로 바뀌었다. 매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 가전전시회(IFA)’,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막을 올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와 함께 세계 3대 IT 전시회로 꼽힌다. 하지만 새해 벽두에, 세계 최대 IT 시장인 북미에서 열리는 덕분에 전 세계 가전업체들이 그 해 출시할 신제품을 CES에 집중하면서 ‘기술 혁신’이 CES의 특징으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 1970년대부터 30년 가까이 가정용 영상 녹화장치의 대명사로 불린 VCR이 1970년 CES를 통해 처음 선보였다. 네덜란드 가전업체 필립스가 개발했고 이후 일본 소니, 마쓰시타가 가정에서 손쉽게 쓸 수 있게 개량하면서 세계적 히트 상품이 됐다.1974년에는 최초의 상업용 광(光) 디스크인 레이저 디스크가 CES에 모습을 나타냈고 1976년에는 저가 디지털 시계가 등장했다. 1981년에는 CD플레이어와 캠코더가 소개됐고 1988년에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게임 ‘테트리스’, 1996년에는 DVD, 2000년에는 위성 라디오가 공개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비디오 게임기 X박스(2001년)와 블루레이 디스크(2003년)도 CES를 통해 데뷔했다.

세계 최대 TV 신제품 경연장

‘CES의 꽃’으로 불리는 TV도 예외가 아니다. 1998년 브라운관 방식의 HD(고화질) TV에 이어 2002년 PDP(플라즈마) TV가 CES에서 처음 등장했다. ‘배불뚝이 TV’로 불리는 브라운관 TV 시대가 끝나고 평판 TV 시대가 열린 순간이었다. 2005년에는 인터넷(IP) TV가 등장하면서 가전기기를 인터넷과 연결하려는 최근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예고했다.2000년대 중반 이후 한국이 세계 TV 시장의 주도권을 쥐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CES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2006년 삼성전자의 보르도 TV가 대표적이다. 기존 평판 TV가 은색 테두리와 화면 양옆에 스피커를 단 디자인이 대부분이던 것과 달리 보르도 TV는 얇고 광택 나는 검은색 테두리에 스피커를 숨긴 날씬한 모습으로 TV 시장에 ‘디자인 혁명’을 일으켰다. 그 해 삼성전자는 보르도 TV를 앞세워 TV 사업을 시작한 지 34년 만에 세계 TV 시장 1위에 올랐고 현재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9년 두께가 기존 TV의 3분의 1밖에 안 되는 LED(발광다이오드) TV로 본격적인 ‘벽걸이 TV’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로 커브드 UHD TV를 내놨다. LG전자도 지난해 화면을 휘었다가 펼 수 있는 플렉시블(가변형) TV를 선보였다.

재계 거물들 기조연설도 관심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기조연설도 CES의 관전 포인트다. IT 업계의 첨단 흐름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다. 2008년 빌 게이츠 당시 MS 회장이 향후 10년의 핵심 화두로 ‘통합과 연결’을 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올해는 IoT와 융합이 핵심 키워드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부문 사장이 집 안의 가전기기를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스마트홈을 주제로, 미국 포드의 마크 필즈 회장과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다임러의 디터 체체 회장이 자동차에 IT를 융합한 자율주행 기술을 주제로 각각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라스베이거스=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