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아큐시네트, 뉴욕증시에 연내 上場한다

미래에셋PE·휠라코리아
인수 4년 만에 투자금 회수
▶마켓인사이트 1월5일 오후 4시52분

타이틀리스트 풋조이 등 세계적 골프용품 브랜드를 보유한 아큐시네트가 이르면 올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해외 대기업 경영권을 인수한 후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첫 사례다. 이 회사는 2011년 미래에셋PE가 휠라코리아와 손잡고 인수했다.

아큐시네트는 IPO 총괄 자문사로 미국 솔베리캐피털을 선정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솔베리캐피털은 IPO 과정에서 주주와 경영진의 이해관계 조율, 재무·법률 자문회사 추천, IPO 일정 및 방식 컨설팅 등을 맡게 된다.

IPO 국가로는 아큐시네트 본사가 있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자본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큰 아시아 지역에 상장하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아큐시네트 경영진이 미국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홍콩보다 미국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는 점이 반영됐다.미래에셋 고위 관계자는 “2016년 상장을 마무리할 예정이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상장을 올해로 앞당길 수 있다”며 “투자자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장 주관사로 美업체 선정…IPO땐 휠라코리아 최대주주

미래에셋은 휠라코리아와 손잡고 2011년 8월 아큐시네트 경영권을 12억2500만달러(약 1조3000억원)에 사들였다. 국내 자본이 글로벌 1등 소비재 브랜드를 인수한 첫 사례다. 아디다스 나이키 캘러웨이 등 세계적 스포츠용품 업체들을 물리친 결과여서 관심을 모았다. 타이틀리스트는 세계 골프공 시장을 50~60% 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래에셋과 휠라코리아는 아큐시네트 인수 후 중국시장 등을 새로 개척하며 회사를 더욱 키웠다. 인수 후 3년간 아큐시네트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억3200만달러에서 2억1000만달러로 6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13억3000만달러에서 16억달러로 20%가량 늘었다.

서영화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2015년 EBITDA를 2억1000만달러로 가정하고 동종업계 기업가치와 비교하면 시가총액이 2조원 안팎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모기업인 휠라코리아 시가총액(1조1600억원)의 약 두 배 수준이다.상장 절차가 마무리되면 휠라코리아는 지분 33.7%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올라선다. 2011년 인수 당시 15%였던 지분율이 4년간 2배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휠라코리아는 아큐시네트 인수 이후 미래에셋PEF 등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단계적으로 매입해 왔기 때문이다. 아큐시네트의 실적 개선과 상장 후 자본 이득을 노린 포석이었다.

미래에셋PEF를 통해 투자한 국민연금, 교직원연금 등 연기금들은 IPO 때 기존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일반 투자자에게 공개 매각하는 구주매출과 상장 후 보유 지분 중 일부를 시간 외 대량매매로 파는 블록세일 등으로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이들 연기금의 연간 기대수익률(IRR)은 30%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좌동욱/고경봉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