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도 美 본사 애틀랜타로…글로벌 車업계, 세금 싼 남부로 잇단 이전

메르세데스벤츠가 미국 본사를 뉴저지주 몬트베일에서 조지아주 애틀랜타로 이전한다고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스테판 캐논 메르세데스벤츠 미국 법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2017년 애틀랜타의 본사 건물이 완공될 때까지 본사 임직원들은 7월부터 애틀랜타 임시 본부 빌딩으로 이동해 근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부 본사 직원들은 뉴저지주에 남아 있지만 약 1000명이 애틀랜타로 재배치된다. 애틀랜타에는 CNN방송, 코카콜라, 홈디포 등의 본사가 있다.캐논 CEO는 “지난 50년 동안 뉴저지주에서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면서 “앨라배마의 생산 공장과 가깝고 잠재 고객이 많은 애틀랜타를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들은 “본사 이전은 뉴저지주의 높은 세금 부담도 원인이었다”며 “조지아주가 본사 유치를 위해 최소 5000만달러의 인센티브를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2012년 제약업체 로슈는 뉴저지 공장을 폐쇄했으며 렌터카 업체 허츠는 2013년 본사를 뉴저지주에서 플로리다주로 옮겼다. 뉴저지는 뉴욕·캘리포니아주 등과 함께 미국에서 세금 부담이 가장 높은 주로 꼽힌다. 조지아 주정부의 개인소득세와 법인세는 각각 6%인 데 반해 뉴저지주는 9.7%와 9%에 달한다.

벤츠의 본사 이전으로 외국계 자동차회사들의 남부 이전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폭스바겐은 2007년 디트로이트 본사를 버지니아주 헌돈으로 이전했다.닛산은 2009년부터 캘리포니아주에서 테네시주 내시빌로 이동했다. 도요타는 지난해 4월 캘리포니아 본사를 텍사스주로 옮긴다고 발표했다.현대자동차 도요타 등 아시아 자동차업체들은 미국 진출 당시 캘리포니아주에 기반을 잡았다. 임직원들의 본사 출장 시간과 수출 물류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였다. 유럽 자동차회사 역시 비슷한 이유로 미 동부에 터전을 잡았다. 그러나 미국 공장의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굳이 세율이 높은 곳에 계속 머물 이유가 사라지고 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