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혁신의 현장 CES] 떴다하면 '와~'…無人機 '드론' 열풍에 한국은 없었다

움트는 상업용 무인기 시장

세계 1위 드론업체 中 DJI
시제품 주문하면 다음날 성능 시험

퀄컴, 시장 선점위해 독립 전시관 마련
한국업체는 바이로봇 한 곳만 참석
‘CES 2015’ 개막 첫날인 6일(현지시간)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에서 자사 칩과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15’가 개막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드론(무인항공기) 업체들이 시험 비행을 보여주기 위해 쳐놓은 그물망 주위는 항상 북적였다. 미국가전협회(CEA)는 올해 처음으로 604㎡ 규모의 드론 독립전시관을 따로 마련했다. 미국 중국 유럽 등의 드론업체들이 이곳에서 잇따라 신기술을 선보였다. 한국업체는 없었다. 드론이라는 정보통신기술(ICT) 신시장에서 한국이 뒤처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엔지니어 넘치는 중국” vs “부족한 한국”세계 1위 드론업체는 중국 DJI다. 시장이 움트는 단계여서 정확한 업체별 판매량과 매출 집계가 나오지 않지만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에서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독립전시관 중앙에 자리잡은 DJI 부스는 발디딜 틈이 없었다. 한 직원이 4K 화질의 카메라 촬영이 가능한 최신 제품의 시험 비행을 보여주자 여기저기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마이클 페리 DJI PR 매니저는 “DJI 드론 제품은 성능이 좋고 사용하기 쉬운 데다 가격도 비교적 싼 편”이라고 소개했다.

DJI의 본사는 중국 선전, 창업자는 프랭크 왕이다. 페리 매니저에게 “중국업체냐”고 묻자 “글로벌 기업”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중국에 자리잡은 이유에 대해 그는 “엔지니어가 풍부한 데다 부품 공장 등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선전에선 시제품을 주문하면 바로 다음 날 성능을 시험해볼 수 있다는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CES에 참가한 한국 드론업체는 바이로봇 단 한 곳이다. 하지만 드론 독립전시관이 아니라 KOTRA가 마련한 한국관에 자리를 잡았다. 바이로봇 공동창업자인 홍세화 이사는 “국내에서 드론을 직접 개발해 생산하는 유일한 업체”라고 회사 소개를 했다. 바이로봇은 완구용 초소형 드론을 판매한다. 홍 이사는 “군사용과 산업용, 완구용 드론에 들어가는 기술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아직 산업용 시장이 열리지 않아 완구 사업부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드론 상업화 원년”전문가들은 올해가 드론 상업화의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군사용으로 개발된 드론은 최근 민간용으로 쓰임새가 확대되는 추세다. 통신 중계, 항공 촬영, 교통 관제, 배송 등의 분야에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CEA는 올해 상업용 드론 시장 규모가 작년 대비 55% 증가한 1억3000만달러(약 141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드론 판매량이 약 40만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홍 이사는 “3년 전에 비해 마이크로칩과 센서 등의 가격이 5분의 1로 떨어져 드론 연구개발과 상용화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했다. 칩과 센서 가격이 하락한 것은 스마트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해서다. 스마트폰과 드론에 사용되는 칩과 센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퀄컴 등 스마트폰 칩셋업체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퀄컴은 독립전시관에 드론을 선보였다. 매트 그로브 퀄컴 최고기술책임자는 “퀄컴은 드론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이미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