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기업처럼 민첩하게…'간소화'가 생명

GE 이노베이션 리포트 (5)
미국 뉴욕주에 있는 GE 크로톤빌연수원에서 직원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크로톤빌 연수원은 GE 개혁과 인재양성의 산실로 손꼽힌다. GE코리아 제공
“GE는 큰 회사지만 작은 기업처럼 민첩하게 움직여야 한다.”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GE의 새로운 기업 철학인 ‘GE빌리프(GE Belief)’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GE빌리프는 간소화란 대전제 하에 사내 업무 방식과 제도, 직원들의 사고방식과 행동 등을 개선해 나가고자 하는 새로운 기업 이념이다. GE는 지난 15년간 자사의 기업 철학을 다섯 번 새롭게 정의했다. 세상의 변화에 맞춰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도 민첩하게 바꾸기 위함이다. 기업 철학은 단순한 사업 전략이나 제도에 머무는 차원이 아니라 기업 문화와 임직원들의 사고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GE빌리프는 간소화와 신속함, 고객과 밀접하게 일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직원들이 좀 더 간소화된 관리 체계 속에서 신속하게 움직이고, 직원들에게 보다 많은 권한과 책임감을 부여해 영업 일선 조직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멜트 회장은 “의사결정을 두려워하지 말라”며 “나 또한 영업맨 출신으로서 관리부서에 대한 건강한 비판의식을 갖고 있으며, 현장 직원들의 눈으로 비즈니스를 보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한다.

GE빌리프의 다섯 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고객이 우리의 성공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항상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객이 최고의 결과를 성취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고객과 밀접하게 일한다는 내용이다. 두 번째는 ‘속도를 내려면 군살을 빼라’는 것이다. 규모는 작지만 담당 업무에 집중하는 데 최적화된 팀을 구성하고, 팀 간소화를 통해 서비스 속도를 높여 시장에 유연하고 빠르게 대처한다는 게 골자다. 세 번째는 ‘이기려면 배우고 적응하라’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개선하는데 늘 열린 자세를 갖고, 실패 속에서도 새로운 교훈을 발견하고 터득하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네 번째는 ‘서로 힘을 실어주고 격려하라’는 것이다. 팀을 신뢰하고, 현재 직원들이 미래의 리더임을 믿고 그들에게 결정권을 줘야 한다고 주문한다. 다섯 번째는 ‘불확실한 세상에서 성과를 올려라’다. 모험을 시도하는 대범함과 진실성을 지키고, 전문성과 정확한 의사결정을 통해 위기를 관리한다고 강조한다.GE빌리프와 같은 기업 철학을 비롯해 GE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 온 변화와 혁신은 GE 개혁과 인재양성의 산실로 불리는 ‘크로톤빌 연수원’에서 탄생했다. 미국 뉴욕주에 있는 GE크로톤빌에선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과 6시그마 등 전 세계 수많은 기업에 전파된 혁신 경영 기법이 창안됐다. 또 임원들의 리더십 훈련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운영하고 조직문화 변화를 이끌고자 하는 곳이다. 단순히 교육을 제공하는 연수 기관을 넘어 성장과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의 두뇌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2012년엔 21세기 리더 양성에 적합한 환경 조성을 위해 교육 콘텐츠와 커리큘럼 등은 물론 건물의 구조와 시설도 리모델링했다.

GE는 매년 인재 교육을 위해 10억달러를 투자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예산 삭감이 불가피한 상황에도 인재 양성을 위한 예산만큼은 줄이지 않았다. 이멜트 회장이 인재 개발을 위해 매일 자기 시간 30%를 할애할 정도로 GE의 리더들에게 인재양성은 지속적인 성장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GE는 지난해 인사관리 컨설팅기업 에이온휴잇이 선정한 ‘2014 리더를 위한 최고의 직장’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정리=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