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팀 리포트] 내근 마다하고 현장서 범인 잡는 경찰대 출신 젊은 형사들

“현장에서 범인을 체포하는 일이 보람 있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 중부경찰서 강력2팀 소속 하선호 경위(27)는 경찰대 26기 동기 사이에서 ‘별종’으로 통한다. 경찰대 출신이 좀처럼 가지 않는 외근 형사직을 스스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경찰대 출신으로 연차가 낮은 경찰관들은 행정부서에서 내근하며 승진을 준비하는 게 보통이다. 형사직은 상대적으로 승진이 쉽지 않은 데다 순경 공채 출신 형사들의 ‘텃세’도 적지 않아 경찰대 출신이 꺼리는 직군으로 알려졌다.그런데 하 경위는 조금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그는 “직접 뛰면서 범인을 잡을 수 있는 형사 일을 택했다”며 “경감으로 승진하면 현장에 나오기 어려운 만큼 가능하면 오래 일하며 다양한 강력사건 범인을 잡고 싶다”고 말했다. 하 경위는 지난해 말 인천에서 발생한 일명 ‘여행가방 속 할머니 시신’ 사건의 피의자 정형근 씨(55)를 서울 을지로 훈련원공원에서 직접 체포하기도 했다.

경찰대 25기인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소속 이충기 경위(30)도 2년 가까이 ‘형사’로 불리고 있다. 2013년 2월 마약수사대에 지원해 들어왔다. 서울청 마약수사대에서 경찰대 출신 팀원은 이 경위가 유일하다. 그는 “경찰을 직업으로 택한 이상 내근보다는 현장에서 직접 ‘나쁜 사람’을 잡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경위가 팀원들과 체포한 마약사범은 170명에 달한다. 지난해엔 여고생을 꾀어내 성관계를 한 뒤 마약을 제공한 피의자를 잡았고, 이 피의자의 가계부 애플리케이션을 추적해 60여명의 마약사범을 한꺼번에 적발하는 데 일조하기도 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