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연장 앞두고 임금피크제 '공방'

노사정위, 노동시장 구조개선 논의 시작…험로 예고

정부, 성과중심 임금체계로
勞, 해고요건 더 강화해야
使, 임금피크제 법제화를
< 노·사·정 “잘해봅시다” > 노·사·정 신년인사회가 9일 한국폴리텍대 서울정수캠퍼스에서 열렸다.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직무대행(왼쪽부터),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김대환 노사정위원장,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이 떡을 자르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3월까지 노동시장 구조 개선을 위한 해법 도출에 합의한 노동계와 경제계, 정부가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노동시장구조개선 특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우선 논의하기로 한 의제와 관련한 노·사·정 각각의 입장을 제출받고 논의했다. 우선 논의 의제는 비정규직으로 대표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 임금 근로시간 정년 등 3대 현안 문제, 사회안전망 정비·확충 방안 등이다.논의는 지난달 29일 정부가 내놓은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을 기본으로 이에 대한 노동계와 경제계가 찬성 또는 반대를 표하고, 보완 방안을 제시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하되 법정근로 40시간 외에 연장근로 12시간, 여기에 노사 협의를 전제로 8시간의 추가 연장근로를 허용하는 방안을 내놨다. 통상임금 문제는 이미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만큼 하루빨리 노·사·정 합의로 입법화를 추진하고, 내년부터 시행되는 정년 60세 법제화(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와 관련해서는 임금피크제 도입은 물론 연공급 위주의 임금 체계를 직무·능력·성과급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동계는 정부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먼저 정부의 비정규직 대책에 대해서는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것은 ‘장그래(비정규직을 다룬 드라마의 주인공) 양산법’에 불과하다며 비정규직을 줄이려면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대해서는 정규직 채용 원칙을 명시하고 ‘사용사유 제한’ 조항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근로기준법에 통상임금의 기준과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근로시간 단축이 임금이나 노동조건을 떨어뜨리지 않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임금피크제에 대해서도 정년이 60세를 초과할 경우에만 도입하고,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요건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한국경영자총협회는 통상임금 범위의 명확화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기업 부담 완화, 임금피크제 도입 법제화 등을 요구했다. 경총 관계자는 임금 근로시간 정년 등 3대 현안과 관련, “궁극적으로 노동시장 구조 개선은 더 많은 사람이 더 오랫동안 자신이 제공한 근로의 질에 부합하는 정당한 대가를 받으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총은 통상임금과 관련해 연장근로수당 등 가산임금 계산을 위한 사전(事前)적·도구적 개념이라는 점에서 ‘1개월’의 시간 제한을 둬 통상임금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년 연장에 따른 기업의 지급 여력 확보를 위해 임금피크제를 법제화하고, 근로시간 단축은 실질적인 산업 현장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기업 규모별로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특위는 이날 공익위원(전문가그룹)을 9명(현재 4명)으로 늘리고, 이들을 ‘3대 현안’ 그룹과 ‘이중구조·사회안전망’ 그룹으로 나눠 향후 논의의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