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새 판 짜겠다"…새해 뜨는 '아트 리더'

새 국립현대미술관장에 이용우·김용대·윤진섭 씨 등 거론
전윤철 광주비엔날레 이사장 취임, 화랑협회장 박우홍 씨
새해 미술계를 이끌고 나갈 리더는 어떤 사람들일까. 국제적인 미술 축제로 성장한 광주비엔날레 이사장에 전윤철 전 감사원장이 13일 취임하는 데 이어 새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이달 말께 새로 임명된다. 한국화랑협회와 한국고미술협회도 내달 회장 선거를 통해 새 수장을 뽑는다. 꽁꽁 얼어붙은 미술시장을 살리는 데 전문성과 현실 감각이 뛰어난 인물이 기용돼야 한다는 게 미술계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수장 3파전 예고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해 10월 정형민 관장이 학예연구사 부당채용 등 비리로 직위 해제되는 충격적인 사건을 겪었다. 국립현대미술관장은 미술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매우 높기 때문에 후속 인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행정자치부가 이번주 새 관장 모집 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용우 전 광주비엔날레 대표를 비롯해 김용대 전 부산시립미술관장, 유희영 전 서울시립미술관장, 윤진섭 전 국제미술평론가협회 부회장,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미술계 관계자는 “광주비엔날레를 통해 미술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이용우, 부산과 대구시립미술관장을 지낸 미술평론가 김용대, 단색화의 이론을 정립한 윤진섭 씨 중 한 명이 낙점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부에서는 김윤수 배순훈 정형민 전 관장들이 잇달아 불미스러운 일로 중도 하차함에 따라 차라리 외국인을 기용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한 관계자는 “국립현대미술관이 그동안 잡음이 끊이지 않아 한때 해외 유명 미술관 관장을 영입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개방형 직위 공모 방식으로 선발 중인 차기 관장직 공모 지원자에 대해 이달 중순 1차 면접을 하고, 세 명으로 후보를 압축할 방침이다. 신원조회, 임용심사 등을 거쳐 이달 말 결과를 발표한다.

◆새 화랑협회장엔 박우홍 씨 확실국내 미술시장의 큰 축인 한국화랑협회의 표미선 회장 임기 역시 이달 말로 끝남에 따라 후임자 선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내달 12일 오후 4시 서울 태평로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리는 제17대 회장 선거에는 박우홍 동산방화랑 대표가 단독 출마해 당선이 확실한 상태다. 단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박 대표는 1990년부터 아버지 박주환 회장으로부터 화랑 경영수업을 쌓은 뒤 2000년 가업을 승계한 2세 경영인이다.

박 대표는 출마 소견서에서 “미술시장을 활성화하고, 한국국제아트페어를 세계적인 행사로 격상시키겠다”고 밝혔다. 회장 선거는 147개 회원사 대표들이 참석해 무기명 비밀 찬반투표로 진행된다. 회원 과반수가 참석해야 투표가 시작되고 과반수 득표를 넘어야 회장으로 당선된다.

전국 700여개 고미술상인 연합체인 한국고미술협회(고미협)의 김종춘 회장 임기도 내달 말로 끝난다. 고미협은 2012년 가을 정관을 고쳐 회장 선출 규정을 간접선거에서 직선제로 전환했다. 내달 27일 열리는 선거는 어느 해보다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문 명품옥션 대표와 양의숙 민속품 감정가 등이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다. 18년간 협회를 이끌어온 김 회장의 출마 여부도 관심사다. 김 회장은 “우리 문화의 본산인 고미술 시장이 20년 가까이 늪에 빠져 있다”며 “업계의 신뢰를 되찾아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출마 의사를 우회적으로 밝혔다.경제 전문가도 ‘아트파워’ 대열에 합류했다. 감사원장과 재정경제부 장관 겸 부총리를 지낸 전윤철 신임 광주비엔날레 이사장은 13일 취임식 이후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할 계획이다. 전 이사장은 그동안 쌓은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광주비엔날레를 혁신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지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노승진 노화랑 대표는 “작년 가을부터 경매를 중심으로 ‘온기’가 감지된 미술시장에 왕성한 의욕과 신선한 시각으로 무장한 새 리더들이 한국 시각예술의 새 문화를 이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