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6년 만에 최저치] 低유가 후폭풍…美 에너지기업 순이익 19% 줄어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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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4분기 어닝시즌 돌입
S&P500지수 편입 기업
순이익 증가율 1.1% 예상
엑슨모빌·셰브론 등 정유업체
올 1분기 순이익 35% 급감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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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부터 미국 기업들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어닝시즌에 들어간 가운데 S&P500지수 편입 기업의 순이익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1.1%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시장조사기관인 팩트셋을 인용해 13일 보도했다. 이는 2012년 3분기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지난해 4분기가 시작될 당시만 해도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4분기 순이익 증가율을 8.4%로 예상했다. 매출도 순이익과 마찬가지로 1.1% 증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WSJ는 유가 급락에 따른 에너지 기업들의 실적 악화와 달러화 강세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팩트셋은 순이익이 19.1%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 에너지 업종을 제외하면 S&P500 기업의 순이익이 3.6% 증가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이 역시 최근 8분기 평균인 5.2%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도 S&P500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 증가율을 2.0%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전망한 8.1%와 비교하면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에너지 업종을 제외하면 이 수치가 4.7%로 올라간다. 올해 1분기 순이익 증가율은 2.8%로 예상했다. 엑슨모빌과 셰브론 등 정유업체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5%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화 강세도 기업들의 발목을 잡았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4분기에만 9.4% 급등했다. WSJ는 미국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경기 둔화와 달러화 강세로 인한 수출 감소 등으로 기업 매출이 4~5% 감소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버트 화이트 LPL파이낸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유가와 달러 강세를 감안할 때 실적이 크게 나쁜 것은 아니지만 ‘주식회사 미국’을 향해 역풍이 불기 시작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m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