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꼬이는 원자재펀드

"가격 최악 지났다"

원유·구리·농산물펀드 등 수익률 죽쒀도 자금유입 행렬
"저가매수보다 분산투자로 접근"
원자재펀드 수익률이 죽을 쑤고 있는데도 시중 자금은 되레 유입되고 있다. 원유 구리 금 농산물 등 원자재값 하락세가 과도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20일 펀드평가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원자재펀드 설정액은 1조1377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1조290억원에 비해 10.6% 증가했다. 원자재펀드 잔액은 글로벌 경기침체, 달러 강세 등의 영향으로 작년 여름부터 계속 감소하다가 12월 들어 증가세로 반전됐다.수익률은 여전히 부진하다. 원자재펀드의 현재 가치를 나타내는 순자산이 6365억원으로, 설정액의 55.9% 수준이다. 투자자들이 원금의 절반 정도를 까먹고 있다는 의미다. 원자재펀드의 지난 1년간 수익률은 평균 -16.12%, 2년 수익률은 -30.28%다.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작년 6월 배럴당 106달러 선에 거래되다 현재 40달러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구리 가격 역시 4~5개월 새 20%가량 하락한 파운드당 2.6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개별 펀드의 수익률을 보면 삼성WTI원유특별자산펀드가 연초 이후 -12.82%로 가장 저조했다. 다음으로 JP모간천연자원펀드(-10.81%), 블랙록월드광업주펀드(-9.52%), 신한BNPP에너지인덱스플러스1펀드(-9.09%), 키움상품인덱스플러스특별자산1펀드(-8.57%) 등의 순이다.전문가들 사이에선 원자재 가격이 당분간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원자재펀드를 저가 매수 차원에서 접근하기엔 위험이 가시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한지윤 현대증권 책임연구원은 “원자재 가격이 최악의 시기를 지난 것으로 보이지만 딱히 반등할 계기를 찾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비전문가인 개인들은 철저하게 분산 투자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