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800만대 달성 무리했나…1월 수출 급감

지난해 국내 자동차업계가 연간 목표 달성을 위해 연말 물량 밀어내기에 나서면서 올해 1월 자동차 수출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가 5개 완성차업체를 긴급 소집해 수출 동향을 점검하는 등 원인 파악에 나섰다.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산업부는 지난 23일 자동차산업협회에서 5개 완성차업체 수출담당자들을 불러모아 자동차 수출동향 점검회의를 열었다.협회에 따르면 이달 20일 기준으로 자동차 수출이 전달 대비 4∼5%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자동차업체뿐만 아니라 기업들은 12월에 그 해 실적 달성을 위해 다음 달 수출할 물량을 미리 내보내는 '밀어내기'를 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1월 수출 실적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올해는 자동차 수출 급감이 예년보다 더 확연히 눈에 띈 것으로 알려졌다.일각에서는 현대·기아자동차가 800만대 돌파를 위해 연말에 무리하게 물량을 밀어내다 보니 그 후유증이 나타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12월 실적은 눈에 띄게 급증했다. 현대차는 작년 12월 국내 6만9357대, 해외 40만6561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전년보다 19.4% 급증한 47만5918대를 판매했다. 기아차는 이 기간 국내 4만8018대, 해외 23만4470대 등 전년 12월보다 15.2% 늘어난 28만2488대를 팔았다.

12월 판매 실적이 갑자기 뛴 것은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지난해 11월 말 연간 판매 목표치를 786만대에서 800만대로 높이라고 '특명'을 내린 데 따른 것이었다.하지만 통상 자동차 수출은 매달 하순에 늘어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1월 수출 실적이 얼마나 감소했는지는 월말 통계가 나와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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