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허드 오라클 CEO 인터뷰 "장수 기업의 비결은 끊임 없는 자기 혁신"

지난 22일 한국을 찾은 마크 허드 오라클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위대한 소프트웨어 기업은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다”며 “소프트웨어는 한국 기업뿐 아니라 모든 기업이 어려워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단기간에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지 못하는 것에 대해 비난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허드 CEO는 “오라클도 뛰어난 인력이 있지만 클라우드 솔루션을 제대로 완성하는 데 6~7년의 시간이 걸렸다”며 “그것도 대단히 운이 좋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제때 인수하지 못했다면 지금처럼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일 수는 없었을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역량을 모두 확보해 융합할 수 있다면 마법과 같은 일을 해낼 수 있지만, 하드웨어를 잘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지난해 9월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가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자리를 옮기면서 CEO에 오른 그는 “포천 500대 기업에 10년, 20년이 지나도 남아 있는 기업은 공통적으로 시대의 변화에 맞춰 끊임없이 변신해 왔다”고 지적했다. 변화의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어 경영자 입장에서는 큰 위기이기도 하지만 잘 활용하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구 변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없었을 때 개발된 애플리케이션을 계속 고수해선 2000년대 들어 태어난 밀레니엄 세대를 붙잡을 수 없다”고 했다. 클라우드 서비스도 예전의 소프트웨어를 단지 서버에 놔두고 제공하는 식이 아니라 클라우드에 맞게 다시 코딩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그는 “오래된 자동차를 쌓아두고 이제 빌려주겠다는 식의 클라우드가 돼선 안 된다”고 비유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