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가공품 개발로 中수산물 시장 뚫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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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문사회硏·KOTRA, 상하이·청두서 'FTA 활용 토론회'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중국 수산업 시장이 대폭 개방되지만 수출 확대를 위한 한국 수산업계 및 당국의 준비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선도 향상으로 품질 경쟁력을 높이고, 수출용 가공상품 개발과 중국 내 유통·물류체계 확충으로 수출 확대를 꾀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高품질이 '수출 확대' 관건
100% 열리지만 품목 비슷…물류 인프라 확충 필요
시진핑 힘 쏟는 中 서부에 한국 기업 진출 서둘러야
◆신선도·상품 다양화가 관건지난 21일 중국 상하이 하얏트온더번드호텔에서 열린 ‘한·중 FTA의 효율적 활용방안’ 토론회에서 강종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정책연구실장은 “한·중 FTA로 중국 수산물 시장의 문이 활짝 열리지만 한국 수산업의 실상을 보면 수출 품목이 다양하지 않은데다 수출 물류 인프라도 부족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앞으로 중국 수산물 시장은 한국에 100% 개방된다. 공개된 한·중 FTA 협상안을 보면 중국은 10년 이내에 한국 수산물 39.9%(수입액 기준)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고, 나머지 60.1%에 대한 관세는 20년 이내에 없애기로 했다. 특히 김 미역 넙치 전복 등 주요 수출품목에 대한 관세는 즉시 또는 10년 이내에 철폐된다.
강 실장은 “하지만 중국에 수출할 만한 상품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고 우려했다. 또 “한국이 중국에 대해 비교우위를 갖고 있는 품목은 김 등 해조류로 많지 않은데다 어획 수산물 생산량도 정체된 상태라 큰 폭의 수출 확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이런 환경을 극복하고 수출을 늘리기 위해선 유통체계를 재정비해 품질을 고도화해야 한다는 게 강 실장의 제언이다. 그는 “국내에서 수산물 전 유통단계의 저온 유통체계를 재구축해 신선도를 높이고 중국 현지에서의 유통 과정에서도 온도관리와 물류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한국에 활어 해상운송 컨테이너와 항공물류센터를 확충하고 중국에 거점별로 냉동·냉장·신선 등 온도대역별 물류기능을 갖춘 기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가공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핑잉 상하이해양대 경제관리학원장은 토론에서 “중국은 한국 수산업의 가공기술과 수산물 가공제품에 관심이 많다”며 “가공상품 부문에서 한국의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중국 서부지역 ‘눈길’지난 23일 중국 쓰촨성의 성도(省都)인 청두 진장호텔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쓰촨성 진출전략 등이 논의됐다. 서종원 한국교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미 한국 수준으로 발전한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동부지역보다는 앞으로 발전할 여지가 큰 중·서부지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내수 확대 및 균형 발전 전략에 따라 서부 지역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이 국가전략으로 언급한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에서 서부 지역은 중국과 유라시아를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하게 돼 주목을 받고 있다. 일대일로란 중국이 중앙아시아를 거치는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동남아시아를 지나는 ‘21세기 해상실크로드’를 통해 중국과 중앙아시아, 유럽을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상하이·청두=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